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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도발 위한 더티한 작전?... 러시아 "우크라, '더티 밤'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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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 핵 공격을 하겠다고 위협해온 러시아가 도리어 "우크라이나가 방사성 폭탄 '더티 밤(dirty bomb)'을 사용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서방은 러시아가 핵도발을 비롯한 확전 명분을 쌓기 위해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것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더티 밤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며 "더티 밤을 만드는 우크라이나 과학 시설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기자회견을 열어 "(우크라이나의) 위협은 명백하다"며 가세했다.
러시아는 더티 밤 의혹을 키우기 위해 각종 채널을 동원하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23일 미국, 영국, 프랑스, 튀르키예 국방장관과 연이어 통화하고 우크라이나가 분쟁 지역에 더티 밤을 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핵·화생방전 방어사령관 이고르 키릴로프는 "영국의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2개 시설에서 더티 밤 개발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더티 밤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채운 무기다. 현장에서 인명을 대량 살상하는 정도의 화력은 아니고, 테러리스트들이 공포를 유발하는 데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터지면 넓은 지역을 방사능에 오염시킬 수 있지만, 핵 반응 여부에 따라 터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핵무기로 분류되지 않는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더티 밤을 제작해 설치한 사례는 여러 번 있지만 전장에서 한 번도 터진 적은 없다.
러시아가 더티 밤을 들고 나온 진의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스스로 핵무기를 사용하려는 명분 쌓기일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먼저 방사성 물질을 썼는데, 우리는 왜 안 되나. 우리에게도 방어 권리가 있다"며 러시아가 선을 넘을 가능성을 서방은 걱정한다.
우크라이나에 불법 무기 사용 혐의를 씌워 서방의 군사 지원을 줄이려는 작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적 지원을 늦추거나 중단하고, 불안감을 조성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을 약화하려는 목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국제사회는 발 빠르게 공동 대응에 나섰다. 러시아의 주장을 "허위"라고 일축하고 긴장 고조 행위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미국·영국 국방장관과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러시아의 주장은 명백하게 거짓"이라고 못 박았다. 가짜 깃발을 내걸어 적을 교란시키는 작전일 가능성을 겨냥해 "러시아는 (더티 밤 공세를) 긴장 고조 행위의 구실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했다. 미국·영국·프랑스 외교장관은 23일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뚜렷한 허위 주장이며, 세계는 이 주장을 확전 명분으로 사용하려는 어떤 시도도 간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시찰을 요구했다. 숨길 게 없다는 의미다. IAEA는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더티 밤 제작 장소로 의심하는 우크라이나 핵시설 2곳을 며칠 안에 방문 조사하겠다고 예고했다. IAEA는 "해당 핵시설은 IAEA 검사관이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곳"이라며 "지난달 이미 한 곳을 조사했지만, 신고되지 않은 핵 물질이나 핵 활동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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