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WP "러시아 도심 카페·식당에서도... 직장인·노숙자 등 무차별 징집"

입력
2022.10.17 00:55
수정
2022.10.17 01:04
구독

“카페·식당 출구 봉쇄하고 징집 대상자 수색”
“아파트 로비서 징집, 사무실·호스텔 급습도”

러시아 볼고그라드주 프루드보이 기차역에서 지난달 29일 군에 징집된 남성들이 기차에 오르고 있다. 프루드보이=AP 뉴시스

러시아 볼고그라드주 프루드보이 기차역에서 지난달 29일 군에 징집된 남성들이 기차에 오르고 있다. 프루드보이=AP 뉴시스

러시아 모병 당국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징집을 감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병력 부족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부분 징집령을 내린 가운데 다급해진 러시아군의 속사정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 경찰과 강제 징집대원들이 이날 모스크바의 한 노숙자 쉼터에서 수십 명을 체포했으며, 지난 13일 새벽에는 한 건설사 기숙사에 들이닥쳐 노동자 200여 명을 끌고 갔다고 전했다.

러시아 모병당국은 최근 모스크바 도심의 카페와 식당 출구를 봉쇄한 뒤 징집 대상자를 수색하는 일까지 벌였다고 WP는 전했다. 아파트 로비를 지키고 서서 징집 영장을 발부하고, 사무실 건물이나 호스텔 등을 급습하기도 했다고 한다.

러시아 이웃 국가들의 통계에 따르면 동원령 발령 후 지금까지 30만 명 이상의 남성과 그 가족이 러시아를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4일 동원령 발동 후 지금까지 22만여 명이 징집됐다며 징집 절차가 2주 이내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을 원하는 강경파들은 2차 징집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동원령 발동 후 징집된 병사들의 사망 소식이 들려오고 이들의 시신이 고향으로 들어오면서 반전 여론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통합당의 고위 당직자인 안드레이 클리샤스는 징집이 불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징집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