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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용서 못 해"...미국 분노하면서도, 공격용 무기 지원엔 '신중'

입력
2022.10.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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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푸틴의 불법전쟁 잔인함 보여줘" 비판
젤렌스키 통화 후 '첨단 방공체계 지원' 언급도
러시아 핵무기 보복 공격 확전 경계...수위 조절

우크라이나 구급대원이 10일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불타는 차량 앞을 달려가고 있다. 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으로 키이우를 비롯한 최소 11개 도시에 공습을 감행해 우크라이나인 최소 14명이 숨지고 97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키이우=AP 뉴시스

우크라이나 구급대원이 10일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불타는 차량 앞을 달려가고 있다. 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으로 키이우를 비롯한 최소 11개 도시에 공습을 감행해 우크라이나인 최소 14명이 숨지고 97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키이우=AP 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주요 도시를 공습하자 미국은 분노를 쏟아냈다. 첨단 방공체계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군사 지원 계획도 밝혔다. 다만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경계하며 지원 수위는 조절하는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습 피해가 알려진 1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은) 미스터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민을 상대로 시작한 불법전쟁의 잔인함을 다시 보여준다"고 러시아를 비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동맹, 파트너와 함께 계속해서 러시아가 침략 비용을 치르게 하고, 잔혹행위와 전쟁범죄에 책임지게 하겠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조국과 자유를 지키는 데 필요한 지원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첨단 방공체계를 포함해 우크라이나가 자신을 지키는 데 필요한 지원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통화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하고 국민을 돌볼 수 있도록 미국이 계속해서 중요한 경제·인도주의·안보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7개국(G7) 정상도 11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긴급 화상회담을 갖고 대책과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이날 약 80여 발의 지대지·공대지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11개 주요 도시에 발사했고 최소 14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공습한 것은 70여 일 만이다. 우크라이나군 비밀작전으로 추정되는 크림대교 폭발·붕괴사고 보복 차원으로 해석됐다.

미 뉴욕타임스는 "(이번 공격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더 강력한 대공 방어 수단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더 빨리 이행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방공 무기인 첨단지대공미사일체계(NASAMS) 2대를 올해 말까지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계획이었으나 그 시기를 몇 주 앞당길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 4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등 6억2,500만 달러(약 9,000억 원) 상당의 무기를 추가 지원하면서도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에이태킴스(ATACMS) 미사일은 지원 목록에서 뺀 바 있다. 사거리가 300㎞에 달하는 에이태킴스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경우 러시아의 핵무기 보복 공격 등 확전 가능성이 커진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번 공습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방어용' 무기는 지원하나 '러시아 공격용' 무기 제공은 꺼리는 미국의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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