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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말 핵 쓸까? 전직 러·우 대사가 고개 내저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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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다수 도시에 미사일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 수뇌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강경 태세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사를 모두 지낸 박노벽 전 대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지 여부에 대해선 "푸틴 대통령의 판단이 중요하다"면서도 "쉽게 사용할 것 같지는 않다"고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박 전 대사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핵무기는 군사적인 용도뿐만 아니고 정치적인 무기로, 사용을 위협해 굴복을 시켜 빨리 종결을 짓든가, 원하는 바를 얻든가(하는 목적)"라면서 "실제 군사적 사용은 인명 살상이 발생하고 파괴력이 크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실제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크렘린의 대변인 등이 하는 말을 보면 '서방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자기들은 자기들이 가진 독트린에 따라서 (핵무기를 운용)하지, 이런 얘기에 끼고 싶지 않다'고 한다"는 것이다. 박 전 대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마겟돈(인류 종말 전쟁)'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러시아도 그것을 인식하고 있는 거고, 결국에는 전쟁의 출구가 어떻게 될 건지에 대한 고민을 서로 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관측했다.
지난 8일 군 총사령관이 악명 높은 세르게이 수로비킨 육군대장으로 교체된 것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전 대사는 "수로비킨은 시리아 전쟁에서 무차별적 작전으로 시리아 국민을 크게 희생시킨 인물"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에서는 그렇게 하면 할수록 우크라이나 국민이나 서방 세계가 단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러시아 군대도 사기 저하 문제, 경직된 작전 지휘체계 등으로 인해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사는 푸틴 대통령의 '정신 건강 이상설' 역시 큰 신빙성이 있다고 보지 않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최근 푸틴 대통령과 대화한 서방 지도자들이 많은데, 정신 건강이 뚜렷하게 이상하다는 징후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동원령 전세가 앞으로 계속됐을 때 러시아 국민과 주변 엘리트가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떠한 건의를 할까가 더 중요한 문제일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사는 향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우크라이나군이 전선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2∼3주간 탈환을 하기 위한 작전을 펴고, 러시아군도 징집군을 충원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밀고 당기는 교착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후로는 "겨울에 비가 오면 전장이 진흙탕이 되고, 탱크나 기갑부대가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면서 겨울 이후까지 전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런 교착 상태가 러시아의 노림수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의 생각은 이번 겨울에 교착 상태로 만들어 놓으면 유럽이 겨울철 에너지 가격과 물가 상승 문제로 인해 무너지고, 미국도 중간선거를 거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끊어질 거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러시아의 기대가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침공에서 제대로 푸틴을 막지 못하면 유럽으로서는 전체 안보질서에 손상이 가고, 미국으로서는 권위주의 국가 간 단합이 점점 세질 것이기 때문에 이걸 아예 초기 단계에서,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막아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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