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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에 '우크라 저항 상징' 트랙터 선물 받은 푸틴… 압권은 '反푸틴 노벨평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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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려 입지가 위태로워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0세 생일에 트랙터와 과일탑 등 생뚱 맞은 선물을 받았다. 푸틴 대통령의 몇 안 되는 우군인 북한도 축전을 띄웠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잊지 못할 선물은 반(反)푸틴 인권단체들에 주어진 노벨평화상일 것이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트랙터 선물은 ‘푸틴 대통령의 혈맹’이자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보냈다.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담 참석차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의 칠순 선물로 트랙터 상품권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사용하는 제품으로 벨라루스산이며 최고의 핸드메이드 제품”이라고 자랑했다. 특별 주문 상품인 이 트랙터는 현재 벨라루스 기업인 ‘민스크 트랙터 웍스’가 조립 중이다.
푸틴 대통령이 트랙터 선물을 좋아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트랙터에 올라탄 모습은 최근 몇 년간 자주 포착됐다. 2005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무역 박람회에서 당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트랙터에 올라타 성능을 시험했고, 2010년과 2018년에도 러시아 도시 탐보프와 로스토프나도누 지역에서 트랙터를 시운전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하지만 BBC는 트랙터 선물을 위협하는 ‘경쟁 상대’가 있다고 촌평했다. 바로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이 선물한 멜론ㆍ수박 탑이다. CIS 회담장인 콘스탄티노프스키 궁전을 찍은 사진과 영상에는 멜론과 수박을 각각 피라미드 모양으로 쌓아 올린 과일 탑 두 개가 서 있어 눈길을 끌었다. 푸틴 대통령이 과일 선물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또한 전해지지 않았다.
친러시아 국가에서도 생일 축하 메시지가 속속 도착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러시아가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도전과 위협을 짓부수고 국가의 존엄과 근본 이익을 굳건히 수호하고 있는 것은 당신의 탁월한 영도력과 강인한 의지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치켜세웠다.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도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고 걸출한 인물이자 세계 1등 애국자인 푸틴 대통령이 70세가 됐다”고 기뻐했다.
일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특히 트랙터 선물에 대해 “아니러니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개전 초기 러시아군이 전장에 버려두고 간 군용 차량을 우크라이나 농부들이 작은 트랙터로 견인해 가는 사진이 유명해진 후 트랙터는 우크라이나 저항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트랙터 선물은 푸틴 대통령을 조롱하는 의미다. 유럽연합(EU) 비공식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체코 수도 프라하에는 푸틴 대통령이 벌거벗은 채로 황금 변기에 앉아있는 대형 조형물이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단연 압권은 노벨평화상이었다. 7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벨라루스 인권운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와 러시아 인권단체 ‘메모리알’, 우크라이나 인권단체 ‘시민자유센터’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러시아인과 주변국 국민의 인권을 탄압하고 올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자 경고라는 해석이 많다. 노벨위원회는 기자회견에서 ‘수상자 발표 날이 푸틴 대통령 70세 생일’이라는 사실을 짚은 질문에 “관련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인권운동가를 탄압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케네스 로스 전 사무총장은 “푸틴의 70번째 생일에 그가 폐쇄한 러시아 인권단체, 그의 전쟁범죄를 기록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인권단체, 그의 동맹 루카셴코가 투옥한 벨라루스 인권운동가에게 노벨평화상이 돌아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AP통신은 “푸틴에 대한 강한 질책”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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