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령·미시령 고갯길에서도 페달 밟고 부드러움 느끼게 해줬다

입력
2022.10.11 14: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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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C60 리차지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가솔린+전기모터' 합산 최대 출력 400마력↑

XC60 리차지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주행사진. 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XC60 리차지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주행사진. 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오자마자 굵은 빗줄기가 앞 유리에 투둑투둑 떨어졌다. 일기마저 볼보의 고향 스웨덴을 닮은 날이었다. 두어 시간의 주행 중 와이퍼 속도는 '보통'에서 '빠르게'를 오갔다.

6일 오후 강원 속초시에서 볼보 XC60 리차지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몰고 북쪽으로 향했다. 백두대간을 넘는 46번 국도는 안개가 짙게 깔려 속도를 내는 대신 안전성을 시험하기에 제격이었다. 급커브가 이어지는 고성 '와인딩 코스'에선 제한 속도가 시속 40㎞인 구간이 자주 등장했다. 굽이굽이 펼쳐진 산새와 깎아지른 절벽을 감상할 수 있어 느린 주행이 답답하지만은 않았다.

XC60는 '밟는 맛'이 달랐다. 픽업모델, 전기차에 이어 세 번째 시승이라, 자연스럽게 이 차를 운전하며 다른 두 모델을 떠올렸다. 민감도를 높인 전기차 페달과 달리 찰흙을 꾹 짓눌러 밟는 듯한 재미가 있다. 그렇다고 다리에 피로감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출발은 부드럽고, 가속은 정교했다. 미시령 계곡과 진부령 계곡을 지나며 가속과 감속을 반복했지만 속도 조절은 차분했고, 언덕은 힘 있게 올랐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h에 이르는 시간)이 4.8초에 불과해 과속하지 않으려면 가속 시 속도를 실시간 확인해야 했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합산 출력이 최대 455마력에 달하는 이 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동시에 쓰기도 해 전기차처럼 충전을 해줘야 한다. 전기모드 주행 거리가 40㎞라 단거리 위주로 모는 운전자는 기름을 넣지 않고 충전만으로도 쓸 수 있다. 이 모델은 2020년 이후 볼보의 판매량을 이끈 에이스다.



밟는 맛, 보는 맛, 군더더기 뺀 깔끔함

대시보드. 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대시보드. 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탄탄한 소재와 안전 사양에 절제된 디자인까지 더해진 볼보 XC60는 튼튼해 보이는 외관에 인테리어까지 깔끔해 '보는 맛'도 더했다. 개인적으로 듬직한 외관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픽업 모델을 선호하는데 이 모델은 SUV의 추진력에 세련된 디자인까지 갖췄다.

운전석에 앉으면 군더더기가 보이지 않는다. 잘 정돈된 책상처럼 대시보드 위로 매끈한 곡선 하나만 지나간다. 디지털화한 계기판에선 주차 중에는 차량의 상태와 성능을 확인할 수 있고, 주행 중에는 내비게이션을 담아 시선 이동을 최소화했다. 차량 앞 유리에 상을 띄우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에서도 불필요한 표식을 덜어냈다. 숫자만 두드러지도록 해 앞을 보기에 편안했다.



운전대 잡고 전방 보며 "아리아~" 부르면 끝

더 깔끔해진 헤드업 디스플레이. 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더 깔끔해진 헤드업 디스플레이. 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이미 볼보 마니아들 사이에선 유명한 '아리아'의 음성인식은 놀라운 수준이었다. 볼보가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300억 원을 투자해 티맵모빌리티와 공동으로 개발한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다. 티맵 오토(TMAP Auto), 누구 오토(NUGU Auto),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FLO) 등이 담겼다.

음성으로 에어컨을 켜고 끄는 것은 물론 '추워', '더워'로 온도를 올리거나 내릴 수 있었다. 플로를 통해 원하는 음악을 음성 인식만으로 켤 수 있었다. 버튼을 누르기 위해 운전대에서 눈과 손을 뗄 필요가 없으니, 이 기능에 익숙해지면 과거로는 돌아가기 어려울 것 같다. 아리아가 워낙 말을 잘 알아듣는다고 감탄하자 볼보 관계자는 "열선시트 대신 '엉따(엉덩이 따뜻) 켜줘'라고 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도록 음성인식률을 올리기 위해 티맵 모빌리티와 자주 만난다"고 설명했다.



속초=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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