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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우크라이나에 '평화' 훈수 둔 머스크... 반대 많자 "봇들의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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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서 좌충우돌 발언으로 늘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평화 협상안을 내놓았다가 우크라이나 정치인들의 집단 반발을 불렀다. 크림 반도가 원래 러시아의 영토였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기반으로 한 제안이었기 때문인데, 반대 의견에 대해 머스크는 "봇(자동화 계정)이 동원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머스크 CEO는 4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크라이나-러시아 평화안"이라면서 △러시아 점령지에서 유엔 감독하에 재선거를 실시해 러시아 영토로 잔류하고 싶은지 의사를 묻기 △크림반도를 공식적으로 러시아의 일부로 포함 △크림반도의 물 공급을 보장 △우크라이나 중립화 등 4개 항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트위터의 투표 기능을 활용해 '예'와 '아니오'를 투표할 수 있게 했다.
머스크는 특히 크림반도에 대해서 "1783년 이후 (니키타) 흐루쇼프의 실수가 있을 때까지 러시아의 영토였다"고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 쪽에서 제시하는 크림의 영유권 주장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1954년 소비에트 연방의 니키타 흐루쇼프 당시 서기장은 소련 내 러시아 공화국 아래 있던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 공화국으로 이양했고, 소련 붕괴와 함께 우크라이나가 그대로 독립하면서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영토로 확정돼 왔다. 우크라이나 영토 대부분이 러시아 제국과 소련 시절에 넘겨졌기 때문에 이를 회복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게 현재 러시아 주장의 핵심이다.
머스크는 자신의 '평화 협상안'을 두고 "이것이 가장 유력한 결말이고, 그 전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느냐만 다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론의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4일 오전 10시(한국시간) 현재 '아니오'라는 응답이 60%대로 우세하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한 이용자가 "얼마나 많은 봇들이 결말을 바꾸는 데 동원됐을까"라는 덧글을 달자 "내가 본 봇 공격 중 최대 규모"라고 주장, 투표 결과가 봇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인식을 보이기도 했다.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 인수를 시도했다가 '봇의 실태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인수를 철회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쪽에서는 격렬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 투표 기능으로 응수했다. "어느 쪽 일론 머스크가 더 좋나"라는 질문과 함께 '우크라이나 지지'와 '러시아 지지'라는 투표를 올려놓았다. 이 투표에선 '우크라이나 지지'가 80%대로 우세하다. 머스크는 전쟁 초반 우크라이나의 인터넷 연결망 회복을 위해 스타링크 위성 서비스를 실행하는 등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바 있다.
퇴임을 앞둔 안드리 멜니크 주독일 우크라이나 대사는 "유일한 결말은 우크라이나인들이 당신의 테슬라 쓰레기(crap)를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라면서 "꺼지라(f*ck off)는 말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외교적 답변이다"라고 대응했다.
반면 러시아 대통령과 총리를 지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머스크의 발언을 "칭찬한다"면서 "(머스크의) 다음 트윗은 '우크라이나는 가짜(artificial) 국가'라는 내용일 것"이라고 적어 올렸다. 이는 머스크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연구에 투자하고 있음을 염두에 둔 표현이다.
지난 2월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 군은 러시아 측에서 점령한 영토를 수복해 나가고 있다. 러시아는 이에 대응해 부분 동원령을 내리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반군이 점거한 동부는 물론 2014년 떨어져 나간 크림반도까지 수복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머스크의 트윗은 테슬라가 3일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고 주가가 8% 이상 떨어진 가운데 올라왔다. 머스크는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친 것에 대해 "배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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