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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해 가스관 누출은 멈췄지만… 진상 규명·복구는 '난망'

입력
2022.10.03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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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관 내부 압력 저하, 수압과 균형 유지
서방·러시아 책임 공방… 복구도 첩첩산중

27일 유럽행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에서 누출된 가스가 발트해 표면으로 솟구쳐 오르고 있다. 덴마크 국방부 제공

27일 유럽행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에서 누출된 가스가 발트해 표면으로 솟구쳐 오르고 있다. 덴마크 국방부 제공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공급하는 발트해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에서 발생한 가스 누출이 일단 멈췄다. 하지만 가스 누출 경위와 배후 규명, 손상된 가스관 복구 등 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다. 서방과 러시아 간 책임 공방도 계속될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덴마크 에너지청에 따르면 전날 ‘노르트스트림2’ 가스 누출이 그친 데 이어 이날 ‘노트르스트림1’도 가스관 압력이 안정 상태에 접어들었다. 지난달 27일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와 함께 가스 누출이 확인된 지 닷새 만이다.

가스관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 AG’ 울리히 리세크 대변인은 AFP통신에 “수압에 의해 가스관 파손 지점이 거의 막혀서 가스관 내부에 있는 가스가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스관 내부에 아직 가스가 남아 있다”며 잔류 가스양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당장 위험한 고비는 넘겼지만 사고 원인 규명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 가스관 위치가 바다 밑이라 사고 지점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또 누출 지점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덴마크와 스웨덴 해역이지만, 노르트스트림 AG의 최대 주주가 러시아 국영기업인 가스프롬이라는 점에서 조사 주체와 조사 방식을 정하는 것도 난제다.

더구나 서방과 러시아는 가스관 파괴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며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알아보기 위해 동맹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고, 독일도 덴마크, 스웨덴 당국과 합동 조사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반면 러시아는 가스관 소유주가 러시아 회사라는 이유를 들어 자신들이 조사에서 배제돼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스관 복구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일각에선 가스관 내부로 바닷물이 침투하기 시작하면 철강이 소금물에 부식돼 복구가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가스프롬의 세르게이 쿠프리야노프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화상 설명을 통해 “이전에는 이러한 누출 사고가 없었기에 복구 완료 시점을 정해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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