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시작되는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가 정쟁으로 뒤덮일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각각 전 정부 정책과 윤 대통령 부부를 공격 타깃으로 작정하고 있는 터라 상임위마다 전쟁터가 될 판이다. 심각한 경제위기는 아랑곳없이 비난과 대결로 치닫는 정치권에 우려가 크다.
정권 교체 후 다섯 달 만에 열리는 국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서해공무원 피살·북한 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의혹,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대통령실 이전 문제 등 여야가 각각 벼르는 쟁점들로 진작부터 대선을 잇는 전면전이 예고됐다. 더욱이 윤 대통령 순방 후 외교성과 비판과 비속어 논란이 확산되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 가결로 치달은 상황이라 정쟁의 불길은 더욱 커졌다. 통일외교통상위, 운영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교육위, 법제사법위, 행정안전위, 국토교통위 등에 정쟁 이슈들이 걸려 있어 온통 여야의 싸움판이 될 것이 뻔하다. 이미 김 여사,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건진 법사 등을 민주당이 증인으로 신청하며 시끄러운 공방이 오갔다.
여야의 치열한 갈등이 민생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감수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고된 국감 쟁점들은 행정부 견제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정치적 공방이거나 수사로 매듭지어야 할 문제이다. 지금은 날로 치솟는 환율과 물가 등 세계적 경제위기가 시시각각 고조되는 상황이다. 정말 중요한 가계부채 대응과 취약층 생계 지원, 금리 인상 속도와 감세에 대한 검토를 행정부가 제대로 챙기고 있는지, 국회는 이를 감시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윤 대통령은 박 장관 해임건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간단히 일축했고, 이재명 대표는 “욕하지 않았나”라고 윤 대통령을 직격하며 공세 전환을 예고했다. 어느 쪽도 물러설 생각 없이 극한 대결로 치닫는 상황을 보며 불안한 건 국민들이다. 윤 대통령과 여야 모두 여론을 직시하고 시급한 현안 챙기기를 우선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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