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대표 취임 한 달 만에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했다. 경제, 복지, 환경·에너지, 대북정책, 정치개혁·개헌을 포괄하는 국정 비전을 담아 흡사 대선 출마 연설에 가까웠다. 국민의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기본사회’를 키워드 삼아 민생을 강조한 것이 두드러졌다. 앞으로 입법과 정책으로 국민에게 민주당이 민생정당임을 스스로 증명하기 바란다.
이 대표는 “이제 산업화 30년, 민주화 30년을 넘어 기본사회 30년을 준비할 때”라며 기본소득 등 보편복지를 역설했다. ‘기본’이란 말을 32번이나 반복했다. 종부세 완화 반대와 불법사채무효법 추진 등 구체적인 민생정책을 내놓았고 “기후위기는 인류의 가장 큰 숙제” “초저출생은 국가 소멸을 걱정할 문제”라며 큰 과제도 짚었다. 국회 개헌특위 구성 또한 제안했다. "외교참사에 책임을 묻겠다"는 날 선 발언이 있었지만 정권 비판을 자제하고 민생과 정책에 방점을 찍은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재명의 민주당’이 이날 연설만큼 달라졌는지 국민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 취임 후 민주당 지지율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반사이익을 보지 못하고 답보하며 국민 관심사에서 멀어지는 듯한 분위기다. 이 대표는 당대표 수락 연설 때부터 '유능한 민생정당'을 강조했지만 포퓰리즘 비판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수사 상황만 주목받았다. 당대표 리스크가 당에 미치는 영향과 극복해야 할 과제를 보여준 한 달이라 하겠다.
“반사이익의 정치가 아닌 잘하기 경쟁으로 희망을 만드는 정치를 하겠다”는 이 대표의 연설 발언을 실현하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에 국민은 기대가 높고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 비판과 반대만으론 여론을 얻지 못할 것이다. 이 대표의 혐의는 수사를 통해 털고, 시급히 필요한 입법과 합의해야 할 입법을 구분하는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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