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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합병 주민투표율 최대 77%... “무장군인이 투명 투표함에 사실상 강제”

입력
2022.09.2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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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 투표율 50% 쉽게 넘길 듯”
반대 의사 밝히기 어려운 분위기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의 실외 투표소에서 주민들이 24일 러시아 귀속 여부를 묻는 투표에 참가하기 위해 줄지어 있다. 루한스크=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의 실외 투표소에서 주민들이 24일 러시아 귀속 여부를 묻는 투표에 참가하기 위해 줄지어 있다. 루한스크=EPA 연합뉴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ㆍ남부 4개 지역에서 벌어지는 러시아 합병 주민투표율이 최대 77%를 기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에서는 무장한 군인이 투명 투표함을 들고 주민들을 방문해 투표를 사실상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자칭 도네츠크공화국(DPR)과 루한스크공화국(LPR)은 사흘 간 각각 77.12%, 76.09%가 러시아 본토와 우크라이나 현지 영토에서 투표를 마쳤다. 남부 자포리자주는 51.55%, 헤르손주는 48.91%의 투표율을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3일 시작된 투표는 27일까지 진행된다. 발표는 오는 30일쯤 할 예정이다.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율 50%가 넘으면 투표 결과가 유효하다”며 "참관인들도 현재까지 부정 행위를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투표 참가자들은 대부분 해당 지역의 러시아 영토 편입에 압도적으로 지지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에서는 총을 든 군인들이 투명 투표함을 들고 지역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사실상 투표를 강제하고 있어 반대의사를 나타내기 어려운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BBC 방송은 무장한 러시아 병사가 집집마다 방문해 합병 찬반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현지 주민은 “병사에게 찬반 여부를 직접 말해야 하고, 병사가 적은 용지를 갖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반대 의사를 밝히기 어려운 분위기란 것이다. AP통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주민들이 개방된 장소에 모여 투표한 뒤 투명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 투표를 “가짜 투표”라고 비판하며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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