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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러 탈영병 망명받을 것"… 러 유가 상한제·기술통제도 추진

입력
2022.09.23 09:24
수정
2022.09.23 18:5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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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용감한 러시아인은 보호받아야"
발트 3국은 러시아인 망명 수용 거부
러 유가 상한제 등 8차 대러 제재 착수

21일 러시아 경찰이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린 예비군 부분 동원령 반대 시위에 참가한 시민을 체포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21일 러시아 경찰이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린 예비군 부분 동원령 반대 시위에 참가한 시민을 체포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예비군 징집령을 피해 국외로 망명하는 러시아인을 원칙적으로 받아들일지 여부를 놓고 회원국들과 공동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또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를 비롯해 대(對)러시아 추가 제재도 추진한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에릭 마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러시아 시민의 국외 탈출에 대해 “EU 차원에서 공동 입장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비군 30만 명 징집령을 내린 후 러시아 전역에선 반전 시위가 일어나고 수많은 남성들이 항공편과 육로로 러시아를 탈출하고 있다.

피터 스타노 대변인은 “많은 러시아 시민들이 합법적인 방법으로 자국을 떠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불법 전쟁을 반대하는 용기를 가진 러시아 시민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각 회원국들이 러시아인 입국자를 사례별로 평가할 필요가 있으며 EU법에 따라 기본권과 망명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독일은 러시아인 망명에 호의적이다. 난치 페처 독일 내무장관은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존탁스차이퉁(FAS) 인터뷰에서 “강압적으로 위협받는 탈영병들은 원칙적으로 독일에서 국제적인 보호를 받는다”면서 “푸틴 정권에 용감하게 대항해 큰 위험에 처한 이는 독일에서 정치적 박해를 이유로 망명 신청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최근 러시아인 관광객 입국을 금지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은 징집령을 피해 국외로 탈출하는 러시아인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핀란드도 관광 비자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국경 근처 치안 상황이 악화됐다면 국경 통과를 제한하는 등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이 15일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에게 야로슬라프 1등급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이 15일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에게 야로슬라프 1등급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EU는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발표 직후 긴급회의를 열어 제8차 대러 제재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파괴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명백하다”며 “우리는 새로운 제한 조처를 검토하고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재의 핵심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 원유 운송비용은 확보해 주면서도 추가 이익은 내지 못하도록 규제해 푸틴 대통령이 더는 전쟁을 하지 못하도록 ‘돈줄’을 막으려는 의도다. 대부분 EU 국가들이 앞선 7차 제재에 따라 올해 말부터 러시아산 원유나 정유 제품을 수입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로 EU가 받을 타격은 거의 없다.

또 민간 첨단기술 수출 통제를 비롯해 교역 제한 조치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CNN에 “집행위는 러시아가 완전한 전시경제 체제로 넘어갔기 때문에 민간기술에 대한 추가 수출통제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안팎에선 이번 제재 대상에 처음으로 러시아 국영기업에 재직 중인 EU 시민권자가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8차 대러 제재와 관련한 공식 결정은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다음 회의는 10월 중순에 열린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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