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스토킹' 살인범 31세 전주환... '교제 범죄' 피의자 신상공개 급증

입력
2022.09.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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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범죄 중대·잔인, 혐의 입증" 공개 결정
최근 신상공개 절반이 스토킹 등 교제 살인
피해자, 보복 우려해 '범죄피해평가' 상담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31ㆍ구속)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19일 특정강력범죄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1991년 생 전주환의 이름과 사진, 나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심의위는 “사전에 계획해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등 범죄의 중대성 및 잔인성이 인정된다”며 “스토킹 범죄 등 유사 범행 예방 효과, 재범 위험성 등 공공의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전주환이 범행을 시인하고 구속된 만큼, 혐의가 충분히 입증됐다는 점도 반영됐다. 심의위는 경찰 내부위원 3명, 외부위원 4명 등 7명으로 구성됐다. 신상공개 결정으로 언론 노출 시 전주환의 얼굴을 가리는 등의 조치는 취해지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전주환까지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는 모두 14명이다. 지난해 3월 수개월간 스토킹하던 여성의 집에 퀵 서비스 기사를 가장해 침입한 뒤 세 모녀를 살해해 신상이 공개된 김태현(26) 등 7명이 스토킹이나 교제 문제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상공개 피의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로 ‘교제 범죄’의 심각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가장 최근인 올해 1월엔 충남 천안시에서 이별 통보를 한 여성을 살해한 조현진(27)의 신상이 공개됐다.

보복 우려한 피해자 '범죄피해 상담'도 받아

피해자 A(28)씨가 사건 전 오랫동안 전주환의 보복을 우려하고 불안에 떨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올해 4월 두 차례 ‘범죄피해평가’ 상담을 받았다. 범죄피해평가는 심리 전문가가 피해자의 신체ㆍ심리ㆍ사회적 피해를 종합적으로 진단해 구속영장 신청 여부나 양형 등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전문가 상담 결과 “A씨가 피해 사실이 가족이나 직장에 알려지는 것을 걱정하고, 두 차례 고소로 보복 가능성을 두려워한다”는 소견이 나왔다. A씨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신변보호는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전주환은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협박성 메시지와 불법 촬영물을 전송하는 등 스토킹을 일삼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초 A씨에게 “이러면 찾아가는 방법밖에 없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 무려 351회에 걸쳐 공포감을 조성했다. 그는 카카오톡 계정 10여 개를 만들어 돌려가며 A씨를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박이 지속되자 피해자는 같은 달 4일 경찰에 처음으로 도움을 요청했고, 경찰은 일단 전주환에게 서면 경고장을 보냈다. 그러나 피의자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협박을 계속했고, 고소장 접수 후 긴급체포됐다. 전주환은 법원 구속영장 기각 뒤 그 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A씨에게 합의를 요구하는 문자 메시지를 20여 회 발송하기도 했다.



김도형 기자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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