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이 사라지는 세상

입력
2022.09.22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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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2 자동차 없는 날

2019년 9월 서울시청 앞 세종대로 횡단보도에서 시민단체들이 펼친 '서울 차 없는 날' 캠페인. 한국일보 자료사진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은 2012년 주민투표를 통해 시민의 대중교통(트램, 트롤리, 버스, 도심열차) 요금을 2013년부터 전면 무료화했다. 저소득층 복지 차원에서 시행된 그 조치는 대중적 호응을 얻으며 전국 14개 카운티 중 11곳으로 확산됐고, 나머지 지역도 만 18세 이하 62세 이상 주민의 교통요금은 무료다. 이후 승용차 이용률은 격감했고, 배기가스 감축 등 엄청난 부대효과를 거뒀다. 오스트리아는 하루 3유로짜리 전국 대중교통 이용권과 하루 1유로짜리 빈 자유이용권 제도를 도입했고,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2021년 자가용 승용차를 포기하는 시민에게 최대 3년 대중교통 이용권을 지급했다. 관광객 등이 버리는 페트병 등으로 몸살을 앓아온 이탈리아 로마시 당국은 2000년 재활용 폐품과 대중교통 승차권을 교환해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아예 자동차 운행을 통제하는 곳들도 늘고 있다. 스페인 갈리시아주의 인구 8만 명 작은 도시 폰테베드시는 2009년 승용차 시내 진입을 전면 금지했고, 2017년 독일 슈투트가르트는 환경기준에 미달하는 디젤 차량의 시내 진입을 금했다. 노르웨이 오슬로도 2019년 도심 차량 진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그렇게 인류는, 자동차가 등장한 지 100여 년 만에, 내연차 퇴출이라는 새로운 문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주된 동인은 당연히 기후위기다. 화석연료 소비와 내연기관 규제는 다수의 예상보다 훨씬 급진적으로 전개될지 모른다.

‘자동차 없는 날’은 제2차 중동전쟁(일명 수에즈 위기)으로 인한 오일쇼크 국면이던 1956년, 일부 국가가 일요일에 한해 한시적으로 시행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여러 나라가, 에너지 소비 감축이나 공동체적 삶 복원 등을 위한 캠페인으로, 제한적 시간 공간에 한해 시도하곤 했다.

9월 22일은 2001년부터 시작된 ‘세계 자동차 없는 날’이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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