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데 안 받아줘서"...서울시의원, '신당역 살인사건' 실언 뭇매

입력
2022.09.1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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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이상훈 서울시의원 시정질문 중 발언
공공기관 직원 정신 건강 중요성 강조하다가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이해하는 듯한 발언 비판
이 의원, 논란되자 "머리 숙여 사죄"

이상훈 서울시의회 의원이 16일 오후 열린 시의회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이상훈 서울시의회 의원이 16일 오후 열린 시의회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사건과 관련해 한 서울시의원이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그런 것 같다”고 말해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범죄 책임의 일부를 피해자에게 돌리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은 16일 열린 서울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지난 14일 발생한 ‘신당역 역무원 피살 사건’을 언급하며 “좋아하는데 그걸 안 받아주고 하니까 여러 가지 폭력적인 반응을 남자직원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가해자에 대해선 “31세의 청년”이라면서 “서울시민이고, 서울교통공사 정도를 들어가려면 나름대로 열심히 사회생활과 취업준비를 했을 서울시민의 청년일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가해자든 피해자든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라며 “저희 아들도 다음 주 월요일 군에 입대하는데 아버지의 마음으로 미뤄봤을 때,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억장이 무너질 것 같다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 발언은 서울시와 산하 공공기관 직원들이 정신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 의원 발언이 알려지자 "수년간 동료를 스토킹한 혐의를 받던 중 살인까지 한 가해자의 범죄 동기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가해자가 집요하게 피해자를 괴롭혔고, 범행 당일 범죄를 치밀하게 계획한 정황까지 속속 드러나고 있어 "이 의원이 정확한 사건 맥락을 파악하고 발언한 것이냐"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이 의원은 이날 저녁 사과문을 통해 "신당역 사건은 절대 발생해서는 안될 사건이었다"며 "제 경솔한 발언으로 피해자와 유가족께 깊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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