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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 유일한 여왕이여 안녕히!"...밤새 줄 서며 추모 나선 시민들

입력
2022.09.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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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스 대성당 추모객으로 인산인해
기온 떨어지자 외투 입고 밤새워 대기
여왕, 13일 런던으로... 14일부터 다시 공개

12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성 자일스 성당 주변으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추모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에든버러=AF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성 자일스 성당 주변으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추모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에든버러=AFP·연합뉴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성 자일스 대성당. 런던에 가기 전 잠시 안치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직접 추모하려는 시민들로 12~13일(현지시간) 대성당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BBC,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여왕의 관은 12일 오후 5시 30분부터 24시간가량 대중에 공개됐다. 대규모 인파는 이미 예상됐다. 스코틀랜드 당국은 혼잡을 피하고자 대성당에서 1㎞쯤 떨어진 메도우스 공원에 줄을 서도록 했다.

기나긴 기다림도 추모 행렬을 막지는 못했다. 밤이 되면 기온이 10도 밑으로 떨어지는 등 추워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대기 줄은 더 길어졌다. 시민들은 두꺼운 점퍼, 모자, 목도리를 동원하고 줄을 섰다. 여왕을 추모한 뒤 바로 출근하기 위해 양복 차림을 한 이도 보였고, 잠든 아이를 목말 태워 온 아빠도 있었다. 여왕을 추억하며 사람들은 웃고 울었다.

거주지인 글래스고에서부터 100㎞를 달려왔다는 이안 번스(65)씨는 "여왕의 서거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여왕을 만나려면 밤새 기다려야겠지만 괜찮다"고 BBC에 말했다. 그는 서거 소식을 듣고 한참을 울었다고 했다. 헤더 리폰(56)씨는 "여왕은 내 평생의 유일한 여왕이었기에, 여기서 기다리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 리폰씨 손에는 대기하며 먹기 위해 싸온 샌드위치가 차갑게 식은 채 들려 있었다. 외과의사인 루크 매킬와인(34)씨는 "수술 중이었는데 간호사가 여왕의 서거를 알리기 위해 급히 수술실로 뛰어 들어왔다"고 떠올렸다. 군인인 코레이 부르거(44)씨는 "나의 상사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14일부터 런던서도 추모... "75만 명 올 듯"

대성당에서 보낸 여왕의 밤엔 아들 찰스 3세와 딸 앤 공주 등이 함께였다. 관 주위를 밤새도록 지키는 건 영국 왕실의 전통이다. 특히 앤 공주는 철야 경호에 참여한 최초의 여성이 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소개했다. 현장 영상과 사진들을 보면 찰스 3세의 얼굴은 미동 없이 굳어 있다. 대성당 가운데 자리한 여왕의 관 위에는 여왕이 좋아하던 꽃으로 만든 화환과 왕관이 놓였다.

여왕의 시신은 13일 공군기를 타고 런던 버킹엄궁으로 이동한 뒤, 다음 날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로 한 차례 더 옮겨진다. 그리고 여기서 장례식 전날인 18일까지 시민들과 다시 만난다. 런던에서는 조문객이 75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조문 대기 시간이 20시간에 달할 수 있다고 한다.

조문이 시작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음에도 웨스트민스터 홀 주변엔 벌써 대기 움직임이 있다. 교통 당국은 야간열차를 배정하는 등 인파에 대비 중이다. 국장으로 치러지는 여왕의 장례식은 19일 오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다. 이후 여왕은 남편 필립공 곁에 잠든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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