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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 유일한 여왕이여 안녕히!"...밤새 줄 서며 추모 나선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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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성 자일스 대성당. 런던에 가기 전 잠시 안치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직접 추모하려는 시민들로 12~13일(현지시간) 대성당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BBC,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여왕의 관은 12일 오후 5시 30분부터 24시간가량 대중에 공개됐다. 대규모 인파는 이미 예상됐다. 스코틀랜드 당국은 혼잡을 피하고자 대성당에서 1㎞쯤 떨어진 메도우스 공원에 줄을 서도록 했다.
기나긴 기다림도 추모 행렬을 막지는 못했다. 밤이 되면 기온이 10도 밑으로 떨어지는 등 추워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대기 줄은 더 길어졌다. 시민들은 두꺼운 점퍼, 모자, 목도리를 동원하고 줄을 섰다. 여왕을 추모한 뒤 바로 출근하기 위해 양복 차림을 한 이도 보였고, 잠든 아이를 목말 태워 온 아빠도 있었다. 여왕을 추억하며 사람들은 웃고 울었다.
거주지인 글래스고에서부터 100㎞를 달려왔다는 이안 번스(65)씨는 "여왕의 서거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여왕을 만나려면 밤새 기다려야겠지만 괜찮다"고 BBC에 말했다. 그는 서거 소식을 듣고 한참을 울었다고 했다. 헤더 리폰(56)씨는 "여왕은 내 평생의 유일한 여왕이었기에, 여기서 기다리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 리폰씨 손에는 대기하며 먹기 위해 싸온 샌드위치가 차갑게 식은 채 들려 있었다. 외과의사인 루크 매킬와인(34)씨는 "수술 중이었는데 간호사가 여왕의 서거를 알리기 위해 급히 수술실로 뛰어 들어왔다"고 떠올렸다. 군인인 코레이 부르거(44)씨는 "나의 상사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대성당에서 보낸 여왕의 밤엔 아들 찰스 3세와 딸 앤 공주 등이 함께였다. 관 주위를 밤새도록 지키는 건 영국 왕실의 전통이다. 특히 앤 공주는 철야 경호에 참여한 최초의 여성이 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소개했다. 현장 영상과 사진들을 보면 찰스 3세의 얼굴은 미동 없이 굳어 있다. 대성당 가운데 자리한 여왕의 관 위에는 여왕이 좋아하던 꽃으로 만든 화환과 왕관이 놓였다.
여왕의 시신은 13일 공군기를 타고 런던 버킹엄궁으로 이동한 뒤, 다음 날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로 한 차례 더 옮겨진다. 그리고 여기서 장례식 전날인 18일까지 시민들과 다시 만난다. 런던에서는 조문객이 75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조문 대기 시간이 20시간에 달할 수 있다고 한다.
조문이 시작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음에도 웨스트민스터 홀 주변엔 벌써 대기 움직임이 있다. 교통 당국은 야간열차를 배정하는 등 인파에 대비 중이다. 국장으로 치러지는 여왕의 장례식은 19일 오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다. 이후 여왕은 남편 필립공 곁에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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