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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40만 원 '흔들'... 209조 국정과제 감당할 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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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집권 5년간 연평균 42조 원씩 필요한 국정과제 달성을 위해 내년 몫으로 편성한 예산은 11조 원에 불과하다. 앞으로 더 필요한 재원만 198조 원인데, 주 수입원인 세금부터 당초 계획보다 부족할 전망이다. 국정과제 중 예산 규모가 큰 '기초연금 40만 원'이 좌초할 가능성도 있다.
기획재정부가 30일 '2023년도 예산안'을 내놓으면서 공개한 내년도 국정과제 예산 11조 원은 첫 단추 격이다. 209조 원이 필요한 국정과제를 임기 마지막 해인 2027년 내에 완수하려면 갈수록 나랏돈을 더 쏟아야 하는 사업이 상당수다.
병사 봉급 인상이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올해 대비 9,629억 원 많은 3조4,869억 원이 책정됐다. 병장 월급이 국정과제대로 205만 원까지 높아지는 2025년 필요 재원은 5조 원 안팎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2024년 월 100만 원 지급을 목표로 도입한 만 0세 자녀 부모급여 예산은 올해 3,000억 원, 내년 1조6,000억 원, 2024년 2조3,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만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에 지급하는 기초연금은 올해 30만8,000원에서 내년 32만2,000원으로 오르면서 관련 예산(18조5,304억 원) 역시 2조4,000억 원 증가한다.
일회성 사업이 아닌 병사 봉급, 부모급여, 기초연금은 1인당 지급액 인상이 재정에 쭉 영향을 끼친다. 예컨대 기초연금 예산은 임기 동안 최소 12조 원(2조4,000억 원×5년) 더 필요하다.
2027년까지 50만 호를 짓겠다는 청년원가주택+역세권 첫집 건설도 많은 재원을 써야 한다. 내년 5만4,000호 공급을 위해 1조1,000억 원을 책정했는데 산술적으로 요구되는 추가 예산만 9조1,000억 원이다.
돈 들어갈 사업이 수두룩하지만 나라곳간 사정은 여유롭지 않다. '2022~202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국세 수입은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 396조6,000억 원에서 2026년 459조9,000억 원으로 4년간 63조3,000억 원 증가한다.
국정과제 재원으로 연간 20조 원의 추가 세수를 마련하겠다고 한 당초 정부 목표를 감안하면 4년 동안 80조 원이 모여야 한다. 정작 국세 수입 전망치만 보면 16조7,000억 원 부족하다. 최근 심화하는 경기 위축은 국정과제 구상을 더욱 위협한다. 기업·자영업자 매출이 타격을 받아 국세가 찔끔 늘어나면 국정과제에 투입할 재원도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정과제 재원 확보 방안으로 함께 제시한 매년 20조 원의 지출구조조정 역시 여의치 않다. 올해 예년 수준(10조 원)을 훌쩍 넘는 24조 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한 터라 예산 삭감 사업을 추가로 발굴하기 쉽지 않아서다.
정부는 올해 지역화폐 등 문재인 정부표 예산, 코로나19 백신 예산 등 깎을 수 있는 사업은 모조리 도려냈다. 예산 감축이 의무지출보다 쉬운 재량지출 비중이 올해(추경 기준) 51.5%에서 2026년 44.4%로 적어지는 점도 지출 구조조정을 제약한다.
이에 국정과제 중 정부가 완료 시점을 명확히 하지 않은 기초연금 30만 원→40만 원 증액이 실패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는 기초연금 인상 방안을 국민연금 개편안과 묶어 내년 하반기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데, 정치권이 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연금 개혁을 외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 인구 증가로 기초연금 예산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도 증액을 어렵게 한다. 1인당 지급액까지 높이면 기초연금은 나라 살림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어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초연금 40만 원 시 2030년 소요 예산이 49조3,000억 원으로 30만 원 유지 시보다 연 12조3,000억 원 더 필요하다고 추계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지출 구조조정으로 국정과제 재원을 일부 확보할 수 있겠지만 재량지출 비중 축소로는 한계가 있다"며 "결국 세금 수입을 늘려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 법인세·종합부동산세 등 감세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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