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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리자 원전 한때 전력망 끊겨"…미국 "러시아 전력 빼돌리기 용납 불가"

입력
2022.08.2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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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선 공급 모두 끊겨 디젤 발전기 가동”
바이든, “원전 통제권 우크라에 돌려줘야”
IAEA, “러시아와 사찰 합의 근접한 상태”

우크라이나 에네르호다르 지역에 위치한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단지를 지난 4월 27일 드니프로강 건너 인근 도시 니코폴에서 바라본 모습. 니코폴=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에네르호다르 지역에 위치한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단지를 지난 4월 27일 드니프로강 건너 인근 도시 니코폴에서 바라본 모습. 니코폴=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공급되는 전력망이 한 때 모두 끊기는 아찔한 사고가 일어났다. 미국은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의 전력을 빼돌리려 한다며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자포리자 원전에 전력을 공급하던 4개의 송전선을 통한 전기 공급이 모두 끊겼다고 밝혔다. 그는 전기공급 차단 이후 디젤 발전기가 즉시 돌아갔다며 "만약 디젤 발전기가 작동하지 않고, 발전소 직원들이 계속 일을 하지 않았다면 방사능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원전 전력 공급이 끊기면 핵분열로 인해 발생한 열을 냉각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같은 참사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로이터는 자포리자 원전이 처음으로 예비전력에 의존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자포리자 원전 공급용으로 설계된 750킬로볼트의 일반 송전선로가 4개 있었지만 이중 3개는 전쟁 초기에 손상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마지막 남은 하나의 송전선이 이날 최소 두 번 끊겼지만 추후 복구됐다고 IAEA 측에 보고했다.

미국은 이 같은 사고가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의 전력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려 한 데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강력 비판했다. 베던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포리자 원전이) 생산하는 전기는 우크라이나의 것이며, 발전소를 우크라이나 전력망에서 분리해 점령 지역으로 돌리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 통제권을 우크라이나에 돌려주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IAEA는 러시아와 자포리자 원전 사찰 합의에 매우 근접한 상태라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프랑스24와의 인터뷰에서 ‘IAEA 시찰단의 자포리자 원전 방문을 둘러싼 러시아 측과의 회담이 성공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것(방문)에 매우, 매우 근접했다"고 답했다. 그는 자포리자 원전 방문이 "수 일(days)안에 이뤄지길 희망한다”며 “자포리자 원전이 위험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곳에 가야할 필요가 있으며, 상황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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