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엔대사 "우크라전, 외교로 해결 어렵다"… 장기화 시사

"젤렌스키·푸틴 직접 대화 가능성 없어"

2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에서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인 아파트 앞으로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마리우폴=로이터 연합뉴스

오는 24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6개월을 맞는 가운데 러시아 고위 외교 당국자가 평화협상 재개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하면서 전쟁 장기화를 시사했다.

겐나디 가틸로프 제네바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외교적 접촉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며 "분쟁이 심화할수록 외교적으로 해결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가틸로프 대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직접 대화 가능성도 일축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터키)가 지난달 러시아의 흑해 봉쇄로 막힌 곡물 수출길을 다시 열기로 합의하면서 평화협상 재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높아졌지만 이런 관측에 선을 그은 셈이다.

그러면서 현 상황의 책임을 서방에 돌렸다. 가틸로프 대사는 평화협상 재개 실패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지원이 맞물리면서 분쟁이 얼마나 더 장기화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방이 작금의 상황을 러시아를 압박하고 경제·정치적으로 고립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서방은 우크라이나인들이나 우크라이나 병사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유엔에 대해서도 '중재자' 역할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