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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를 지키는 디지털 방벽을 다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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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복잡할 때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에 가끔 들른다.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 대군을 상대로 조정과 백성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였다. 백성들은 산성의 든든한 벽을 버팀목 삼아 적군의 위협과 산등성 매서운 겨울 찬 바람을 견뎠으리라.
공직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정부 역할에 대해 늘 고민한다. 국민의 행복한 삶이라는 궁극적 목적을 위해 정부가 할 일이 많을 텐데, 그중 가장 핵심요소는 견고한 산성처럼 외적의 활과 창, 살을 에는 매서운 겨울바람 등의 위협에서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경제시대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은 뭘까. 온라인·비대면 사회에서 개인의 존재 가치와 존엄성을 상징하는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것이 그중 하나다.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들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2020년 통계청의 대국민 설문조사에서 '사회 전반에 걸쳐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 국민은 응답자의 25%에 불과했지만, 개인정보 유출에 관해서는 절반 이상이 불안하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국민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려면 개인정보 보호 및 안전 관리가 필수다. 특히 주민등록시스템 등 공공 전 영역에서 669억 건의 방대한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우리 실정을 감안할 때 공공부문의 개인정보 보호는 최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에 정부도 1994년 1월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공공에서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시작하였고, 2011년 '개인정보 보호법'을 만들어 그 영역을 민간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공공부문에서의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국민 불안은 여전하다. 우리는 지난해 12월 발생했던 서울 송파구의 모녀 살인사건과 온라인 메신저로 확보한 다수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악용해 금품을 갈취한 이른바 'n번방' 사건을 기억한다. 사건들의 발단이 공무원 일탈에 따른 불법 신상정보 유출이었다는 점은 국민들에게 큰 상실감을 줬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지난달 '공공부문 개인정보 유출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총 1만6,199개에 달하는 공공부문 정보시스템을 철저하게 점검·관리하기로 했다. 개인정보를 고의 유출한 공무원은 파면·해임되어 더는 공직 업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했다.
지난 5일은 개인정보위가 출범한 지 정확히 2년째다. 디지털 시대에 개인정보는 개인을 나타내는 인격이며, 개인정보 침해는 국민 개인의 인격을 침해하는 비인륜적 처사다. 개인정보위는 '공공부문 개인정보 유출 방지대책'을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아, 디지털 시대 국민의 소중한 인격을 보호하는 든든한 성벽이 될 것임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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