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대체복무' 띄운 박형준 "엑스포 유치 활동이 군 복무보다 국가 기여"

입력
2022.08.19 11:40
수정
2022.08.1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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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부산시장, BTS 대체복무 필요성 강조
"사우디는 왕족이 다 나와 엑스포 유치 활동"
"BTS, 해외 유력자 자녀 팬들 많아 큰 도움 될 것"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과 BTS 정국이 7월 19일 서울 용산 하이브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손하트를 보이고 있다. 뉴시스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과 BTS 정국이 7월 19일 서울 용산 하이브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손하트를 보이고 있다. 뉴시스

K팝 보이밴드 방탄소년단(BTS)의 대체복무를 주장한 박형준 부산시장이 그 근거로 '부산 엑스포 2030'의 유치 홍보대사 활동을 들었다. 올해 7월 홍보대사로 위촉된 BTS의 멤버들이 홍보대사 역할을 통해 국익에 봉사해 국가 브랜드를 높이면 대체복무의 길을 열어줄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박 시장은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BTS만큼 국위선양을 한 대중예술인이 없는데, 클래식 예술이나 프로 스포츠에 대해서는 병역 제도에 유연성을 발휘해 주고 대중 예술에는 원천적으로 차단을 해버린 상황"이라면서 "국위선양을 위해서 좋은 봉사를 할 수 있는 정말 절호의 기회가 있어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시행령의 변경을 통해 BTS에게 대체복무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나 대체복무를 해 주자는 얘기가 아니고 분명하게 국위선양과 국익을 위해서 34개월 동안 봉사할 수 있는,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그런 역할이 주어진다는 심의를 거친다면 (대체복무가 가능하다)"면서 "아예 그걸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시행령을 고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BTS의 상황에 대해 "우리가 보기엔 당장 금년 말 콘서트를 하기 위해서도 멤버 중에 일부 병역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사실상 모두 정상적인 입대를 하게 된다면 금년부터 차례대로 가야 한다"면서 "사실 그룹활동이 불가능하고 BTS가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 실정을 감안해 BTS의 역할을 좀 더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주십사 건의를 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대체복무 기간이) 정말 제대로 국가를 위해서 봉사를 하는 데 쓰였느냐 안 쓰였느냐, 이런 게 기준이 돼야 한다"면서 "BTS가 오히려 군 복무하는 것보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서 적극 뛰는 것이 더 국가를 위해서 봉사하는 길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34개월의 군 대체복무 기간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로서 활동한다면 대체복무의 취지를 달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 시장은 이런 주장은 BTS 측과 상의하지 않은 상태로 내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BTS의 입장은 월드엑스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홍보대사로서 열심히 하겠다는 것"이라며 대체복무 주장에 관해서는 "현실적으로 BTS하고 직접 만나서 얘기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애초에 군복무 문제가 없는 홍보대사를 채용하면 되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에는 "홍보대사는 작년부터 추진했다"면서 "저희가 이정재씨를 홍보대사로 모셨듯이 BTS를 홍보대사로 모시기 위해 작년부터 백방의 노력을 해 왔고, 그 결과가 이번에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리야드보다 1년 늦어... 사우디 무기는 오일머니, 우린 K팝"


지난달 2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SK텔레콤 부스를 찾아 부산 시내를 가상으로 비행하는 체험을 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지난달 2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SK텔레콤 부스를 찾아 부산 시내를 가상으로 비행하는 체험을 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박 시장은 BTS 대체복무의 필요성과 함께 부산 엑스포 유치의 필요성도 매우 강조했다. 그는 "부산시장으로서는 2030엑스포가 부산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굉장히 중요한 행사"라면서 "월드컵, 올림픽보다도 경제효과도 두세 배가 높을 뿐 아니라 61조의 경제 효과가 있는 흑자 대회"라고 말했다.

현재 유력한 경쟁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의 대결에서 'K컬처'의 상징인 BTS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보였다. 박 시장은 "사우디가 1년 전부터 국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추격을 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사우디는 왕족 전체가 나서고 있고, 거기는 오일머니라고 하는 굉장히 큰 무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우디의 오일머니에 대항할 한국의 장점이 "K컬처, K팝이 가지고 있는 아래로부터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굉장히 큰 힘"이라면서 "각국의 유력한 의사결정자나 그 가족들이 BTS의 팬들인 경우가 대단히 많다. 이번 연말에 저희가 부산에서 BTS 공연을 월드엑스포를 위해서 하게 될 텐데 거기에도 이미 전 세계 많은 유력자와 가족들이 참여를 타진해 오고 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만약에 (BTS에게) 대체복무의 기회를 주신다면 우리는 BTS와 함께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정말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할 수가 있다"면서 "이것 이상의 국위에 대한 봉사활동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TS의 예술체육요원 대체복무 문제는 정치권에서도 꾸준히 뜨거운 감자로 거론돼 왔다. 현재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등 국회 일각에서 적극적인 반면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종섭 국방장관은 1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BTS 병역 면제를 검토해봤느냐"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군에 오도록 하되, 연습 시간을 주고 해외에서도 공연을 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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