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헝가리·슬로바키아·체코로 가는 석유 공급 중단

입력
2022.08.0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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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제재 탓, 송유관 경유 우크라에 대금 지급 못해”
하루 25만 배럴 공급… 유럽 에너지 위기 심화할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화상으로 전략발전ㆍ국가사업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크렘린궁 제공]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화상으로 전략발전ㆍ국가사업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크렘린궁 제공]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등 3개국에 보내는 석유공급을 중단했다. 러시아에서 독일로 향하는 가스공급 감축에 이어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커지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송유관회사 트란스네프트는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로 향하는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한 석유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드루즈바 송유관은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데, 러시아는 EU의 제재 탓에 우크라이나 측 석유 전송업체인 우크르트란스나프타에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3개국에 석유공급을 중단한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떠넘긴 것이다.

러시아의 석유공급 중단은 유럽의 에너지 위기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해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에 공급하는 석유는 하루 약 25만 배럴에 달한다.

앞서 러시아는 독일로 향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1'의 터빈이 캐나다에서 수리를 마친 뒤 서방의 제재 탓에 반환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노르트 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량을 용량 대비 20%까지 줄였다. 최근에는 미국이 러시아의 전비 충당을 막기 위해 러시아산 석유 가격 상한제를 추진하자 석유 수출 자체를 중단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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