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국에 '뉴스타트' 핵 사찰 잠정중단 선언

입력
2022.08.09 20:54
수정
2022.08.10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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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따른 서방 제재에 반발
"상호 사찰 불가능한 현실" 주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금속산업 개발 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하고 있다. [크렘린궁 제공]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금속산업 개발 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하고 있다. [크렘린궁 제공]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에 따라 미국과 진행하던 핵무기시설의 상호 사찰을 일방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미국의 제재에 반발한 조치로 풀이된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뉴스타트 협정에 따라 사찰 대상이 됐던 시설들이 한시적으로 면제될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찰을 재개하겠다는 미국의 주장 탓에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의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을 이유로 들었다. 또 미국이 러시아 항공기의 자국 영공 진입을 막고 러시아인에 대한 비자를 제한해 상호 사찰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댔다.

하지만 러시아는 “국제 안보와 안정에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서 뉴스타트의 완전한 준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관련 문제들이 해결되는 대로 이번 조치는 즉각 취소되고 완전한 사찰이 다시 실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타트는 2010년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 실전배치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체결한 것으로, 양국이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550개 이하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2011년 2월 발효한 10년 기한의 협정은 양국 합의로 2026년 2월까지 연장됐으나, 추가 연장 협상은 양국 관계가 경색되고 중국이 빠지면 무용지물이라는 실효성 논란 속에 답보 상태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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