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7월엔 야근하며 정책 '열공'했는데···준비 없는 발표에 발목

입력
2022.08.05 04:30

굳은 표정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국정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져 취임 두 달여 만에 위기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은 과연 어떤 심정일까. 일정이 공개되지 않은 시간에는 어떤 행보를 하고 있었을까.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됐던 7월은 부처 업무보고 기간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29일 교육부 업무보고까지 배석자를 최소화한 채 토론식 독대 보고를 받는 강행군을 했다. 참모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 기간 잦은 야근을 하며 정책 학습과 구상에 몰두했다고 한다.

"尹, 도시락 먹으며 전문가들과 야간학습"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4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7월 내내 비공개 일정이 많았다"면서 "전문가들을 만나 야간학습을 자주 했다"고 말했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밤 늦게까지 남아 전문가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으면서 정책을 공부하고 토론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고 한다. 각 부처 업무보고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터라 주요 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대비였던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가 주력하는 경제, 반도체, 원전 분야 등의 전문가를 초빙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야근'은 주요 참모진들 사이에서도 화제였다. 용산 대통령실은 대통령 집무실과 참모진 사무실이 한 건물에 있어 대통령의 출퇴근 시간과 주요 동선이 자연스럽게 공개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저녁 늦게까지 각종 보고서를 검토하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즉각 전화나 문자로 물어보곤 하신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나는 일찍 퇴근을 했는데 윤 대통령은 늦게까지 남아 업무를 봐서 놀랐다"며 "다음 날 아침 출근 시간에도 대통령이 전화로 세세하게 질문을 하더라"고 말했다.

정책 힘 쏟았지만… 준비 없는 발표에 발목

하지만 공을 들인 것에 비해 얻은 것은 적었다. 특히 정돈되지 않은 정책 발표가 되레 발목을 잡았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대통령실이 업무보고 과정에서 자초한 취학연령 하향 혼란이 대표적이다.

정책역량이 부족한 '장관 리스크'도 컸지만, 부처 차관·실장급 공무원 배석 없이 장관에게 독대 보고를 받겠다는 게 과욕이었다. 부처 출신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무리 장관이라도 모든 정책을 완벽하게 학습할 순 없다"며 "업무보고 과정에서 전문성 있는 직원들의 크로스체크 과정이 결여된 게 아쉽다"고 했다.

"스타 장관이 많아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업무보고 직후 장관들에게 직접 브리핑을 지시한 게 화를 불렀다는 해석도 나온다. 통상 대통령 업무보고가 끝나면 20~30분 내에 장관들이 브리핑을 진행했는데, 취학연령 하향 방침을 초기에 확정적으로 발표한 것처럼 준비 부족을 여실히 드러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교육부 업무보고 발표 과정을 지켜봤던 관계자는 "정책의 앞뒤를 자르고 발표부터 하다보니 사고가 생긴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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