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윤석열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평가가 28%(한국갤럽)를 기록, 취임 두 달여 만에 30%선이 무너졌다. 부정평가 이유로 줄곧 지적됐던 인사(21%), 무능(8%), 경제·민생을 살피지 않음(8%) 외에 경찰국 신설(4%), 문자메시지 노출(3%)이 등장하고 독단적·일방적(8%), 소통 미흡(6%) 응답 비율이 높아진 것을 헤아려야 한다. 경제 위기에 정책적으로 실력을 못 보이는 것도 문제지만, 여론을 무시하고 밀어붙이는 독단적 정치 또한 심각하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국정 방향과 정치 스타일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사정 정국이나 언론 장악으로 반전을 꾀하겠다는 오판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윤 대통령은 세계적 경제 위기가 감세와 규제 완화로 쉽게 극복할 수 없음을 인식하고 민생을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 민생을 언급은 하지만 약자에게 법과 원칙을 윽박지르는 모습은 그와 거리가 멀다. 취약층을 챙겨 경제 위기가 사회 불만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불평등 심화 등 정부가 방치해 온 구조적 문제에도 해법을 찾아야 한다. 또 검찰과 측근만 보면서 여론을 무시하는 독단적 정치를 진지하게 돌이켜 보고 그만둬야 한다. 경찰국 신설은 이제라도 시행을 유보하고 경찰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전 정부 탓으로 책임을 모면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무리한 사정은 국민 피로감만 높일 것이다.
지지율 하락에는 여당 권력다툼도 한몫하고 있다. 이날도 배현진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고 일부 초선 의원들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은 “일부 최고위원이 사퇴한 상태에서 비대위가 구성된 전례가 없다”고 수습에 나섰으나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 공개 후 리더십이 흔들리는 것이다. 비대위, 조기 전당대회 요구 뒤에는 결국 당권 다툼이 깔려 있다. 조속히 정리하고 민생을 살피는 집권 여당의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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