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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뒤집은 러시아, 괴뢰정부 집권 야욕?… "우크라 정권 교체할 것"

입력
2022.07.2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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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는 "우크라 통치, 우크라인이 정할 문제"
"곡물 수출 합의 유효…터키와 선박 호위 제공"

13일 우크라이나 헤르손주에서 주민들이 러시아 시민권을 발급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월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 통제지역 주민들에게 러시아 시민권을 부여하는 취득 간소화 절차 관련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헤르손=타스 연합뉴스

13일 우크라이나 헤르손주에서 주민들이 러시아 시민권을 발급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월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 통제지역 주민들에게 러시아 시민권을 부여하는 취득 간소화 절차 관련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헤르손=타스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떤 정권이 우크라이나를 통치할지는 우크라이나인이 정할 문제”라는 기존 발언을 완전히 뒤집고, 친(親)러시아 괴뢰정부를 집권시키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셈이다.

24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아랍연맹 회원국 대표와 만남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인민과 역사에 굉장히 적대적인 정권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하도록 분명히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민이 함께 살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우리는 훨씬 더 나은 삶을 누려야 할 우크라이나 국민을 동정한다. 우리 눈앞에서 우크라이나의 역사가 망가지고 있어 애석하고, 정권의 선동에 굴복하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원한 적이 되기를 바라는 이 정권을 지지하는 이들이 안쓰럽다”고도 말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에 친러 괴뢰정권을 수립해 사실상 벨라루스와 유사한 위성국가로 만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의 이전 입장과 배치된다. 그간 러시아는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에 선을 그어왔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에도 체제 전복이 아닌, 동부 돈바스 지역 독립을 위한 ‘특별군사작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라브로프 장관 역시 4월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정권을 바꿀 계획이 없다”며 우크라이나인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돈바스 지역을 대부분 장악하고 남부 헤르손주와 자포리자주 합병도 속도를 내는 등 ‘동남부 벨트’ 완성을 눈앞에 두면서 영토 확장은 물론 정권 교체 야욕까지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모양새다.

이날 라브로프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 곡물의 안전한 수출을 보장하기로 한 우크라이나, 튀르키예(터키), 유엔과의 4자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언급했다. 앞서 러시아가 합의 바로 다음 날인 23일 흑해 수출항인 오데사를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합의를 무산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서방의 비난이 잇따랐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터키, 그리고 아직 결정되지 않은 제3자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하는 선박을 함께 호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식량을 선적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항구로 접근하는 선박이 무기를 실어 나르지 않도록 점검하는 절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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