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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인생이라도…구명튜브 만들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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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절망한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물질적 지원이 아니라 다시 설 수 있다는 믿음을 싹 틔울 수 있는 이야기일지 모른다. 신간 '튜브'는 여기서 시작됐다.
100만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 '아몬드'의 작가 손원평은 '실패한 사람이 다시 성공하는 이야기를 추천해달라. 지금 나에게 그런 이야기가 너무 필요하다'는 인터넷 게시글에 아무런 댓글이 달리지 않은 것을 보고 이 소설을 썼다. 주인공인 '김성곤 아드레아'는 반복된 사업 실패로 만신창이가 된 50대 남자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도 했지만 "죽음에게조차 져버린" 그가, 우연히 유명 기업가가 전하는 '변화'라는 메시지에 꽂히면서 서사가 시작된다.
큰 성공만 목표로 삼던 주인공은 작은 습관부터 바꿔보기로 한다. 첫 목표는 바른 자세다. "허리는 위로. 어깨는 아래로. 등은 그 사이에"를 기도문 외우듯 하며 서서히 자신의 삶도 일으켜 세워간다. 자신처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작은 것부터 바꿔가려는 이들이 모인 유튜브 채널 '지푸라기 프로젝트'를 열고, 그 지푸라기가 튜브가 될 때까지 서로 응원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면서 소설 후반부가 전개된다.
'튜브'는 작가가 작정하고 쓴 '실패한 사람이 성공하는 이야기'지만, 그렇다고 주인공이 사업에 성공하는 결말은 아니다. 오히려 성공인가 아닌가 싶은 끝을 보며 '무엇이 성공일까'를 사유할 시간을 준다. 적당한 속도감에 유머러스한 문장, 섬세한 표현이 잘 어우러졌다. 작가의 유머는 무거운 소재를 다룰 때 더 빛난다. 차 안에서 번개탄으로 자살 시도를 한 주인공이 창문을 제대로 닫지 않아서 결국 불법주차한 취객으로 견인되는 대목은 실소를 터뜨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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