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왕진 서비스 선보인 '솔닥' 개발, 김민승 이호익 아이케어닥터 공동대표

입력
2022.07.20 04:30
정신병원 입원환자들 위한 '디지털 왕진' 서비스 개시
500개 병원과 약국 연결한 원격진료 서비스 확대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아도 인터넷 영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원격진료는 요즘 기로에 서 있다. 정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진료를 한시 허용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허용할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고는 있으나 원격진료의 미래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그만큼 원격진료 업체들도 앞날이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을 독특한 서비스로 뚫는 원격진료 분야의 신생기업(스타트업)이 있다. 대기업 출신의 김민승(35) 공동대표와 현직 의사인 이호익(36) 공동대표가 설립한 아이케어닥터다. 원격진료 서비스 '솔닥'으로 알려진 이곳은 이달 들어 정신병원 환자들을 위한 '디지털 왕진'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다.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아이케어닥터 사무실에서 두 공동대표를 만났다.

아이케어닥터의 김민승(왼쪽), 이호익 공동대표가 서울 신사동 사무실에서 원격진료 서비스 '솔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이케어닥터 제공


디지털 왕진 서비스 새로 시작

마침 인터뷰 당일 일반의인 이 대표가 회사 위층에 차린 개인병원 도브클리닉에서 최초의 디지털 왕진 서비스를 실시했다. "정신병원 입원 환자들은 내과, 피부과 등 외부 병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기 힘들어요. 그래서 내과 의사를 고용하는데 진료가 많지 않으면 병원 입장에서 손해죠. '솔닥'에 추가된 디지털 왕진 서비스는 왕진이라는 회사와 협력해 가정의학이나 내과 전문의가 원격 영상으로 입원환자들을 진료해 병원과 환자 모두에게 도움을 주죠."

이 서비스를 선보인 아이케어닥터에 대해 김 대표는 원격진료를 넘어선 정보기술(IT) 업체라고 단언했다. "원격진료만 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의료가 디지털로 바뀌는 이 시점에 필요한 기술을 공급해 의료 분야의 디지털화를 선도하는 것이 목표죠."

의사와 환자 자동 연결로 차별화

솔닥 서비스는 특이하게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카카오톡'의 대화형 로봇(챗봇)을 통해 원격진료를 제공한다. 이 대표는 "장벽을 없애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원격진료도 생소한데 앱을 설치해야 하면 거기서부터 장벽을 느끼죠. 기술이 더 발달하면 연말에 앱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카카오에서 솔닥 채널에 들어가면 돌출(팝업)창이 뜬다. 거기서 진료 과목과 희망 진료 시간을 정하면 된다. 진료 과목은 선택과 집중을 했다. "원격진료에 적합한 진료과목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서 탈모, 여드름, 유소아 피부질환 등 소수 영역에 집중했죠."

이후 의사가 자동 지정된다. 김 대표는 이를 솔닥의 핵심 기능으로 꼽았다. "환자가 진료 과목과 진료 시간을 희망하면 여기 맞는 의사를 자동으로 찾아주는 기술이 핵심입니다."

원격진료는 스마트폰의 영상통화 기능을 통해 진행된다. "병원에서 사전 예약 시간에 맞춰 환자에게 전화해요. 연말에 나오는 앱은 스마트폰 영상통화를 거치지 않고 앱에서 영상진료를 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죠. 이렇게 되면 앱과 기존 스마트폰 영상통화를 모두 이용할 수 있어요."

이 대표는 원격진료를 경험한 의사로서 장점과 보완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병원에 대한 심리적 두려움을 낮춰줘요. 특히 정신과 분야는 원격진료가 시행되면 환자가 늘어날 겁니다."

다만 혈압, 혈당 등 반복되는 간단한 검사 등이 원격진료에 접목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 그래서 그는 융합진료가 더 많이 발전할 것으로 본다. "고지혈, 당뇨, 고혈압 등 기저질환은 정기 검사가 필요해요. 이런 것들은 원격진료에서 처리할 수 없어 대면진료가 필수죠. 그래서 원격과 대면진료가 섞이는 융합진료가 발전할 겁니다."

아이케어닥터의 '솔닥' 원격진료 서비스는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아이케어닥터 제공


500개 병원과 약국 연결

솔닥은 약도 택배로 원하는 곳에 배달해준다. "진료비와 약 조제비를 챗봇에서 일괄 결제할 수 있어요. 의사가 처방하는 약품 재고와 가격까지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해 놓아서 일괄 결제를 할 수 있죠. 이렇게 하려면 전국 병원이 사용하는 10만 개 이상의 약품과 주변 약국 정보를 하나의 시스템에 담아야 해요."

이 대표는 "하나의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병원과 가까운 약국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여 해당 병원에서 환자에게 자주 처방하는 약을 배달할 수 있어요. 시스템 덕분에 제휴를 맺은 약국들은 전자문서로 처방전을 전달받아 배달 약을 제공하죠. 다른 일부 원격진료 업체들은 병원 처방전을 약국에 팩스로 전송해요. 그만큼 디지털화가 덜 됐죠."

현재 솔닥에 연결된 원격진료 병원과 약국은 약 500개다. "내과와 피부과에 집중했어요. 제휴를 맺으려고 대기 중인 병원이 많지만 무조건 병원을 늘리는 것은 답이 아니죠. 그만큼 원격진료 환자가 연결되지 않으면 곤란해요."

결국 두 사람이 다른 원격진료 업체들과 차별화하는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내과, 피부과 등 환자가 많은 진료 과목에 집중해 이용하기 쉬운 카카오톡을 연결 창구로 선택했죠. 여기에 병원과 약국 정보를 하나로 묶어 환자들에게 필요한 의사를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디지털 기술이 핵심입니다."

"원격진료 바라보는 의사들 시각이 변했다"

그래서 이 대표는 원격진료의 미래에 대해 두려움이 없다. "2년 동안 원격진료를 해보니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알았어요. 장차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으로 나아가기 위한 자료 구축과 시스템을 설계했어요. 이런 방향으로 기술 개발을 계속하면 규제가 사라졌을 때 앞선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죠."

그만큼 그는 지난 2년간 원격진료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원격진료는 코로나19로 환자가 줄어든 동네 병원들에 활로가 됐어요. 그래서 대한의사협회도 원격진료를 수용하되 의협이 주체가 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돌아섰죠. 의료산업이 디지털화되면 의사들도 좋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동안 의사들의 인식이 원격진료에 밥 그릇 빼앗길까봐 불안해하다가 이제는 받아들여야 할 기술로 전환됐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전 세계에서 원격진료 관련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더 이상 손 놓고 있으면 한국이 원격진료의 후진국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겼죠. 다만 원격진료 업체들이 진료 수가를 제어하지 못하도록 부작용을 막는 일이 중요하죠. 따라서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해요. 특정 업체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의 의견을 조율해 같이 발전하는 방향으로 고민해야죠."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매출 올려

솔닥은 자체 개발한 통합 솔루션을 병원에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아 매출을 올린다. "환자 예약, 디지털 처방전 기능 등이 포함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다달이 사용료를 받아요. 즉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매출이죠. 원격진료와 약 조제에 대해서는 일절 수수료를 받지 않아요. 의사와 환자를 돈 받고 연결시켜주면 중개 행위에 해당해 불법입니다."

사업 모델이 제한적이어서 아직은 적자다. 매출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제 막 태동하는 사업에서 수익만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해요. 지금은 의료계, 환자 등이 디지털 의료산업을 경험하는 단계이니 투자를 해야죠. 내년부터 의미 있는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투자는 지난 5일 마무리된 시리즈A를 포함해 누적으로 80억 원을 받았다. 이번 투자에는 포스코기술투자가 참여했다. "이번 시리즈A에서 4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수십억 원을 투자받았죠."

이호익 아이케어닥터 공동대표가 태블릿을 이용해 '솔닥'으로 원격진료를 시연하고 있다. 아이케어닥터 제공


대기업 출신과 편안한 병원 꿈꾼 의사가 만나 창업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온 김 대표는 삼성전자,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대기업에서 전략 마케팅과 에너지 사업의 해외 영업 등을 담당하다가 포스코에서 같이 근무한 동료의 소개로 이 대표를 만나 2018년 아이케어닥터를 창업했다.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일을 하고 싶어 창업했어요. 대기업은 조직이 크다보니 사업 제안을 해도 결정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요."

그래도 그는 "대기업 경험이 스타트업 창업에 절대적 도움이 됐다"고 역설했다. " 대기업에서 배운 인사관리와 목표 수립 방법 등은 창업 후 도움이 많이 됐어요."

고려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가천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의사가 됐다. "원래 생명과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공부하다 보니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 의사가 돼서 편안한 병원을 만들고 싶었죠."

그는 독일 훔볼트 의대에서 실습 과정을 거치며 이상적인 진료 환경을 봤다. "독일 병원은 공원 같았어요. 산책길 등 환자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갖췄죠. 의사를 만나기 힘들고 진료시간이 짧은 국내 대형 병원들과 환경이 달랐어요."

이 대표는 편안한 병원을 구현하기 위해 도브클리닉을 개원했을 때 병원을 휴게실처럼 꾸몄다. "환자와 친해지면 농담도 하며 편하게 대화하는 진료 환경을 즐겼죠. 이를 반영해 '솔닥토크'라는 상담 도구를 만들었어요. 건강 관련 궁금증을 의사들이 솔직하게 영상으로 답변하는 프로그램이죠. 솔닥은 솔직한 닥터의 줄임말입니다.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여기에 원격진료가 붙었어요."

내년 해외 원격진료 겨냥

앞으로 이들은 새로운 디지털 상담 서비스 '클럽 어니스트'를 선보인다. "문진을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기능인 클럽 어니스트를 솔닥과 별개로 이달 말에 선보일 계획입니다. 다이어트나 피부 고민 등을 상담해 주면서 사람들이 원격의료에 익숙해 지도록 할 생각입니다." 클럽 어니스트는 우선 웹 서비스로 제공하고 연말에 솔닥 앱이 나오면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AI 기술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포항공대 AI 산학협력단과 AI 관련 국책 과제를 수행했고 이달부터 연세대, 경상대와 2년 동안 AI 분석을 위한 자연어 처리 기술 등을 공동 연구해요."

원격진료의 해외 서비스도 준비한다. "재외 국민을 대상으로 한 원격진료에 대해 규제 예외조치(샌드박스)를 받았어요. 아직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는데 내년에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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