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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없이 ‘유능한 당대표론’ 띄워 출마한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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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은 “당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겠다”며 “첫 시작이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8·28전당대회 출마 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이 의원은 대선 패배 후 약 넉달 만이자, 당은 패하고 본인은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6월 지방선거 후 한 달 반 만에 당권에 도전하는 정당사상 보기 드문 상황을 현실로 만들었다. 예상된 수순이지만 안팎의 논란은 계속될 분위기다. 책임과 성찰은 건너뛰고 ‘미래’와 ‘유능’을 내세워 당대표에 나선 데 대해 정치적 명분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이 의원은 이날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 회피가 아니라 문제 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그러나 선거연패라는 정치적 결과를 외면하고 또 다른 기회를 통해 책임지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비판을 이 의원은 새겨듣기 바란다. 거대야당의 건강한 역할이나 혁신경쟁에 몰두해야 할 전대가 아직도 ‘이재명 책임론’을 두고 계파 간 내부 논쟁에 허덕일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 의원을 둘러싼 사법리스크에 당 전체가 묶일 것이란 걱정도 예사롭지 않다.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 검경의 칼끝은 그를 향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의원은 “정치보복과 뒷조사가 능사인 퇴행적 검찰정치”를 언급했다. 향후 이 의원이 ‘방탄 당대표’ 논란에서 벗어나려면 여러 의혹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동시에 ‘개딸’로 불리는 핵심 지지층의 팬덤정치 부작용을 어떻게 해소할지, 정치문화 개선에도 나서기 바란다. 이 의원이 대안부재론과 유능한 당대표론을 무기로 출마를 강행한 이상, 선택은 당원과 국민 몫이 됐다. 유력주자인 그가 당선될 경우 새 정부 출범 넉 달 만에 정국은 ‘윤석열 대 이재명’ 대치 구도로 복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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