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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 위기 中 "호주산 석탄 수입 2년만에 재개 검토"

입력
2022.07.14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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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서방 러 석탄 금수에 대체 공급지 확보 경쟁 심화 우려"

2012년 호주 뉴캐슬의 한 석탄 항구에서 석탄 채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뉴캐슬=로이터 연합뉴스

2012년 호주 뉴캐슬의 한 석탄 항구에서 석탄 채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뉴캐슬=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이 지난 2년간 수입을 막았던 호주산(産) 석탄을 다시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중국의 에너지 담당 부처가 호주산 석탄 금수 해제 방안을 중국 지도부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2년 전 호주와 외교 관계가 악화하자 호주산 석탄에 대한 금수 조치를 내렸는데, 최근 양국의 관계가 다소 회복한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 상황이 악화할 수 있는 탓이다. 아직 중국 정부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지만, 일부 기업은 이미 호주산 석탄의 수입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은 호주가 5세대(G) 광대역통신망 사업에서 자국의 통신업체 화웨이를 배제하고 코로나19 중국 기원설에 대한 조사에 나서는 등 외교적으로 마찰을 빚자 2020년 말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의 석탄 수입국이자 석탄 수요의 절반가량을 호주에 의존해온 중국은, 지난해 겨울 전력위기를 겪는 등 자국 내 수요 충당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은 전력 생산의 60%를 석탄에 의지한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후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등 서방 국가들이 이르면 올해부터 러시아산 석탄에 대한 수입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자 중국으로선 상황이 다급해졌다.

비록 중국은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서방의 러시아산 석탄 금수 조치로 인해 인도네시아 등 많지도 않은 대체 공급지를 두고 다른 국가와 경쟁을 벌여야 할 수도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인도네시아 석탄의 최대 수입국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재개하면 발전소용 연료나 제강용 석탄 조달에 훨씬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세계 석탄 수출 시장의 30%가량을 차지하는 호주는 인도네시아에 이은 두 번째로 큰 석탄 수출국이다.

최근 호주의 정권 교체를 계기로 양국 외교관계의 경색도 풀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중국과 호주는 3년여 만에 외무 수장 간 양자 회담을 열었고 이에 앞서 6월에는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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