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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찰 "사죄"... 총소리 날 때까지 아베 지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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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와 경비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지극히 중대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책임을 통감한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격 현장의 경호·경비 총책임자였던 오니즈카 도모아키 나라현 경찰본부장이 9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총격의 사전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경호 실패를 인정했다.
경찰의 허술한 경호가 전직 총리가 대낮에 도심 한가운데서 피습당해 숨지는 초유의 사건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기본적인 경호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총격범이 아베 전 총리 바로 뒤에서 총구를 겨눈 순간에도 경찰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아베 전 총리가 마지막 유세를 한 연설대는 나라현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 보도와 차도 사이에 설치돼 있었다. 높이가 30㎝에 낮은 가드레일만으로 둘러싸인 연설대에 오른 아베 전 총리의 앞과 뒤는 뻥 뚫려 있었다. 경호 전문가인 한 전직 경찰 간부는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왜 경호 대상의 뒤가 열려 있는 곳을 유세장으로 선택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나라현 경찰 위기관리대책 참사관이 이끄는 팀이 경호를 맡았고, 경시청의 요인 경호원인 ‘SP(Security Police)' 요원과 사복 경찰관 등이 수십 명 배치돼 있었다. 이들은 아베 전 총리로부터 다소 떨어진 채 사주경계를 하고 있었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했다.
총격범 야마가미 데쓰야가 비정상적인 동선을 따라 아베 전 총리에게 접근할 때까지 경찰은 이상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다. 야마가미가 7m 거리까지 접근해 아베 전 총리를 향해 사제 총구를 겨누는 순간에도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 야마가미가 첫 발을 쏴 하얀 연기가 피어 올랐을 때가 아베 전 총리를 구할 마지막 기회였지만, 경찰은 이번에도 흘려보냈다. 아베 전 총리 뒤쪽에 서 있던 검은 정장차림의 남성들은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린 채 총소리가 난 쪽을 돌아봤을 뿐 적극 방어에 나서진 않았다. 총성이 한 차례 더 울리고 아베 전 총리가 길바닥에 쓰러진 뒤에야 이들은 야마가미에게 달려들어 제압했다.
경찰이 경호 매뉴얼에 따라 아베 전 총리 주변에 ‘인의 장막’을 치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경호 참사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시청 공안부장 등을 지낸 요네무라 도시로 전 경시총감은 "야마가미는 차도에 서 있다가 뒤로 빠지면서 아베 전 총리를 뒤에서 습격했다"며 "수상한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에 경찰이 바로 제지할 필요가 있었다"고 NHK에 말했다. 그는 "이번 결과는 경찰의 실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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