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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종교 원망+생활고=복수심'... 속속 드러나는 아베 살해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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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충격적 사망이 총격범의 개인적 원한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총격범이 생활고를 겪었다는 점과 특정 종교가 그의 분노를 키운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참의원 선거 유세 중인 아베 전 총리에게 사제총을 쏘아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는 8일 총격 현장에서 체포된 이후 "내 어머니가 심취한 종교단체에 아베가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을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0일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학창 시절 우등생이었지만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 대신 자위대 입대를 선택했고, 전역 후에도 생활고를 겪었다. 그는 어머니가 종교단체에 헌금을 너무 많이 해서 가난해진 것이라고 여겨 원한을 품었고, 아베 전 총리가 해당 종교에 깊이 연루돼 있다고 보고 '사적 보복'을 결심했다는 것이 이날까지 일본 언론들이 보도한 사건의 골자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은 10일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과거 통일교 신자였다고 확인했다.
야마가미의 범행에 정치적 배후가 있는지 등 보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10일 야마가미가 경찰 조사에서 A종교단체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어머니가 신자이고 많은 액수를 기부(헌금)해 파산했다. 아베 등 A단체와 관련된 사람들을 반드시 벌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애초 종교단체 지도자를 노렸으나, 접근이 쉽지 않자 “아베가 그 종교를 일본에 확산시켰다”고 믿고 보복 대상을 바꿨다. 야마가미는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한 동기에 대해 “그의 정치 신념에 대한 원한 때문이 아니다"고 했다.
어느 종교인지에 대해 일본 주요 언론들은 함구했다. 특정 종교에 대한 혐오 여론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가 "해외에서 시작된 종교이며, A단체가 설립한 민간단체 행사에 아베 전 총리가 보낸 영상 메시지가 인터넷에 올라와 있다"고 보도하자 통일교라는 추측이 나왔다. 통일교는 이날 밤 "일본 본부 쪽에 확인을 해보니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예전에 통일교회 신자였는데, 지금은 교회를 나오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통일교 관계자는 "어머니가 헌금을 얼마나 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야마가미의 가족사도 공개됐다. 건설회사 대표였던 아버지가 야마가미가 어릴 때 사망한 뒤 어머니가 회사를 물려 받았고, 어머니는 종교에 빠져 거액을 헌금했다. 아사히신문은 "야마가미를 포함한 세 형제가 집에 먹을 것이 없다고 전화를 걸어온 적이 있다"는 친척의 증언을 보도했다.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2002년 나라지방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고 2009년에는 회사를 폐업했다. 이 친척은 “야마가미가 종교단체를 계속 원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창 시절 우등생이었던 야마가미는 졸업생의 대학 진학 실적이 좋은 현립고교에 진학했다. 그러나 생활고 때문에 4년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전문학교에 진학했다. 이후 생계를 위해 21세 때였던 2002년 해상자위대에 입대했다.
2005년 3년간의 복무 기간이 끝난 뒤엔 파견직으로 여러 회사를 전전했다. 가장 최근 직장은 2020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다닌 교토의 한 공장으로, 시급 약 1,800엔(약 1만7,200원)을 받으며 지게차로 짐을 트럭에 싣는 업무를 했다. 공장 책임자는 산케이신문에 “처음에는 성실했지만, 올해 들어 동료들과 격하게 싸운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결근을 반복하다 건강 문제를 이유로 퇴직했다.
이후 야마가미는 아베 전 총리가 마지막 유세를 한 나라현 나라시 원룸 아파트에서 혼자 살았다. 이때 복수를 결심하고 수제 총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는 "약 한 달 전부터 야마가미의 집에서 톱질하는 소리, 금속성 소음이 들렸다"는 이웃의 증언을 보도했다. 그의 집에선 다른 사제 총도 나왔다.
전후 최장 기간 일본 총리를 지낸 우익의 거물 아베 전 총리가 신변을 비관한 40대 일본인의 '분노 범죄'에 희생됐을 정황이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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