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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명상도 자기계발? ...동서고금 현자에서 추려낸 10가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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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한 해의 결심을 하기에 좋은 때다. 어제는 모두 마지막 시가를 피우고 마지막 술을 마시고 마지막 맹세를 했다. 오늘의 우리는 경건하고 모범적인 공동체다."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이 1863년 1월 1일 남긴 편지의 일부다. 새해 새로운 결심을 하고 자기계발을 하는 것은 새벽 기상 '미러클 모닝'에 몰두하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성장하고 싶다'는 인류의 열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해 왔다.
신간 '자기계발 수업'은 바로 이런 전제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서문에 "오늘날의 우리만이 자신을 계발하려는 꿈을 가진 유일한 세대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적었다. 영국 켄트대 문화사 교수이자 작가인 저자는 고대 중국 문헌부터 앤서니 로빈스, 곤도 마리에 등 현대 자기계발 전문가의 저서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자료를 살펴 자기계발 개념의 장구한 역사를 톺아본다.
책은 자기계발을 무조건적으로 추종하지도, 그렇다고 폄하하지도 않는다. 저자에게 자기계발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충동이자 자기 철학을 통해 삶을 통제하려는 노력이다. 그는 동서양 철학자와 현자, 신학자의 오랜 연구 결과물, 그리고 산업화된 오늘날의 자기계발 이론 등을 탐색하면서 자기계발의 10가지 키워드를 추려낸다. △너 자신을 알라 △마음을 다스리라 △내려놓아라 △선한 삶을 지향하라 △겸손을 갖추라 △간소해져라 △상상력을 발휘하라 △끈기 있게 버텨내라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등 10개의 자기계발 핵심 전략은 각 장(章)의 제목으로 쓰였다.
책은 각 장의 주제이자 각각의 자기계발 키워드에 대해 시대별 사회상과 어떤 식으로 공명하며 진화해 왔는지 풀어낸다. 예컨대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와 관련해 최근 경쟁적 개인주의 심화로 상품화되고 있는 '마음챙김'을 다룬다. 마음챙김의 본질은 지금 이 순간을 사는 방법을 다시 배우는 것이다. 저자는 현재라는 순간에 집중하라고 한 로마 황제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명상으로 마음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붓다의 말 등 다양한 문헌을 함께 소환한다.
현자의 영역이던 자기계발 기술이 산업화하면서 이윤 추구를 위한 건전치 못한 처방이 쏟아져 나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자기계발 그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마음챙김이 스트레스의 사회적 원인을 밝히기보다 스트레스를 개인화하고 의료화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회복탄력성과 심신의 안녕을 향상하고자 고안된 목적에는 잘못이 없다고 꼬집는다.
저자가 자기계발 역사에서 추출한 10가지 주제가 크게 새롭지는 않다. 하지만 자기계발이 개인적 차원은 물론 사회 전체 차원에서도 중요한 문제임을 주지시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책이다. 특히 이타심을 강조한 고대 문헌을 다수 언급함으로써 어떻게 자기계발을 실천해야 공동체가 함께 인간다워질지 생각하게 한다. 풍부한 인문 자료를 동원해 지적인 독서를 할 수 있는 점도 책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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