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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동부전선 절반 푸틴에 뺏겼다... 리시찬스크, 러시아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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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절반을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18세기 후반부터 '새 러시아'라는 뜻의 '노보로시야'로 불린 돈바스는 당시 유럽으로 세력을 확장하던 러시아 제국을 상징하던 곳이다. 옛 제국의 영광을 회복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돈바스를 빼앗으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목표가 절반쯤 달성된 것이다.
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성명을 내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의 리시찬스크에서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리시찬스크는 루한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장악한 마지막 거점이었다.
러시아는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친러시아(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많은 동부 돈바스(루한스크ㆍ도네츠크) 지역의 러시아계 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돈바스에선 2014년부터 친러 세력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내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우크라이나 연구자 로리 핀닌 교수는 "돈바스는 러시아가 과거 제국의 모습을 투영할 수 있는 역사적 장소"라며 "러시아 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푸틴에게 돈바스 점령은 그 첫발이 된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리시찬스크의 재탈환 의지를 다졌다. 그는 화상 연설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술 보강과 서방의 현대적 무기 공급 증가에 힘입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지난달 젤렌스키 대통령과 화상 회의를 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크라이나에 재정적, 군사적, 외교적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7 정상들이 올해 우크라이나 정부를 돕기 위해 약속한 지원 규모는 295억 달러(약 37조9,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리시찬스크를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크라이나군은 리시찬스크에서 후퇴하며 “포병ㆍ항공 전력은 물론 병력에서도 러시아군에 열세”라고 시인했다. 서방의 현대화된 무기를 지원받아도 운용할 병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의미다.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주의 슬로뱐스크에 포격을 가하는 등 돈바스 완전 점령을 목표로 움직였다. 도네츠크주 동남부는 친러 반군 세력이 통제하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지역이고, 남부 항구도시인 마리우폴은 이미 함락당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돈바스 동북부 지역인 이지움에서도 러시아군이 우위를 점했다”며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를 향해 사방에서 진격하면 점령은 시간 문제”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군도 리시찬스크 재탈환보다는 슬로뱐스크에 새 방어선을 구축, 돈바스 전선 사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에 접어들면 결국 유리한 건 러시아다. 우선 ①양측이 막대한 돈을 쏟아 부으며 소모전을 벌이고 있지만 러시아 경제 여건이 우크라이나보다 훨씬 낫다. 또한 ②러시아군이 지난주 우크라이나 크레멘추크의 쇼핑몰을 미사일로 때린 것처럼 테러에 가까운 공습을 계속하면 우크라이나인들의 사기가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
③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이 단일대오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도 악재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에선 내년 대선을 앞두고 러시아를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를 선언하고 유럽에선 이번 겨울에 러시아발 에너지 대란을 겪을 것”이라며 “미국과 서방의 지지는 선거부터 인플레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압력에 의해 무너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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