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독일행 가스관 열흘간 잠근다… 독 “공급 재개 불확실” 우려

입력
2022.07.0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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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이달 11~21일 노르트 스트림1 시설 정비"
독 "가스관 보수는 핑계, 공급 재재 않을 수도"

6월 21일 독일 북동부 도시 루브민에서 촬영한 ‘노르트 스트림1’ 가스관과 가스 저장시설. 루브민=AP 연합뉴스

6월 21일 독일 북동부 도시 루브민에서 촬영한 ‘노르트 스트림1’ 가스관과 가스 저장시설. 루브민=AP 연합뉴스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해저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1’이 이달 중순까지 잠정 폐쇄된다. 러시아는 유지 보수, 기술 점검 차원이라고 설명했으나, 시설 정비가 끝난 이후 천연가스 공급이 재개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1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가스관 운영사인 ‘노르트 스트림 AG’는 이날 보도문을 통해 “이달 11~21일 열흘간 노트르 스트림 가스관 2개 라인 운영이 일시 중단될 것”이라며 “자동화 시스템 점검을 포함한 정기 점검 작업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아울러 “가스관 운영 중단에 대해 관계 당국과 사전 조율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노르트 스트림 AG 최대 주주인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도 가스관 잠정 폐쇄 사실을 확인했다. 가즈프롬은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가스관 설비 수리 지연을 이유로 노르트 스트림1을 통해 독일로 보내는 천연가스 물량을 60% 줄였다. 대러 경제 제재를 단행한 유럽에 맞서 ‘에너지 무기화’로 보복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가스 물량 55%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독일은 에너지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가스 비상공급계획 경보를 ‘비상’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독일 에너지 비상공급계획 경보는 조기·비상·위급 등 3단계로, 위급 단계에 진입하면 정부가 산업체에 대한 에너지 배분에 직접 개입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경제장관은 최근 독일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가스관 유지 보수를 마친 이후에도 가스 공급을 재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가스관에 발생한 기술적 문제는 핑계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지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스 분쟁’ 중이고, 가스관에 필요한 부품이 공수된다고 해도 분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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