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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여자였다면"...'마초 근성' 새삼 때리는 서방 정상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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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정상들이 잇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마초 근성'을 비판하고 나섰다. '마초'는 남자다움을 지나치게 과시하거나 우월하게 생각하는 남성이란 뜻이다. 툭하면 윗옷을 벗은 모습을 공개하는 것으로 상징되는 그의 ‘해로운 남성성’(toxic masculinity)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주요 원인이라고 공격한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 중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독일 ZDF 방송에 출연해 "만약 푸틴이 여자였다면 그런 정신 나간, 남성성만 과시하려는 침략 전쟁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평등 교육의 중요성 등을 주제로 얘기하던 중 “여성이 더 많은 권력을 잡아야 한다”는 발언 직후에 나온 말이다.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하는 행위야말로 '해로운 남성성'의 완벽한 예시"라고 존슨 총리는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남성 우월주의에 대한 서방 정상의 공개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독일에서 26일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도중 정상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자리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웃통을 벗고 말을 타자”며 푸틴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 발언을 촉발한 것도 존슨 총리였다. 그는 “우리 다 함께 재킷을 벗을까. 푸틴보다 더 터프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존슨 총리 등의 발언은 정치적 올바름의 경계를 넘나든다. 우선 '남성=투쟁, 여성=평화'라는 프레임은 표면적으론 남성을 깎아내리는 것 같지만, 여성의 성역할을 포용과 돌봄 등으로 제한한다. 타인의 외모를 공개적으로 화젯거리로 삼는 것 역시 부적절하다.
그럼에도 서방 정상들이 푸틴 대통령을 조롱한 건 전쟁 장기화로 인한 경제 피해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그를 희화화하고 서방 국가들의 단합을 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러시아가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세력 확장을 푸틴 대통령의 ‘자업자득’이라고 몰아가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이시가바트를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29일 반격에 나섰다. 튀르키예(터키) 국영 TRT월드 방송에 따르면 그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제도를 장악하기 위해 무력 공격을 펼쳤던 사건을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1982년 4월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가 아르헨티나에 기습공격을 당하자, 여성인 대처 전 총리가 협상 대신 전쟁을 선택한 사례를 언급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한 여성이 전쟁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며 보리스 존슨 총리를 논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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