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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폭격하고 '3차 세계대전' 위협... 러시아의 막장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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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무차별 폭격으로 우크라이나를 다시 화염 속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민간 시설을 폭격해 수십 명을 희생시켰고, 러시아가 장악한 크림반도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침범하면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29~30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를 겨냥한 무력 시위로 일단 해석된다. 나토는 냉전 시대 이후 최대 규모 병력 증강으로 맞대응했다.
28일 AF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폴타바주(州) 크레멘추크의 쇼핑몰이 전날 러시아군 미사일 공격을 받아 최소 18명이 숨지고 59명이 부상했다. 폭격 당시 쇼핑몰엔 1,000명 이상이 있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럽 역사상 가장 뻔뻔한 테러 중 하나"라며 "정확히 쇼핑몰을 목표로 한 계획된 공습"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동부 요충지 돈바스 리시찬스크에서도 러시아군 폭격으로 민간인 30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 피해자들은 물을 뜨기 위해 물 탱크 주변에 모여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러시아군은 시민들이 모여있는 때를 노렸다"고 격분했다. 같은 날 북동부 하르키우에서도 아파트에 미사일이 날아들어 희생자와 부상자가 20여 명 이상 나왔다.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는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은 미국과 서방을 겨냥한 '시위'로 풀이된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집계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습이 60여 회에 이른다. 미국 국방부 관료는 "미국이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데 대한 항의일 가능성이 크다"고 미 CNN방송에 밝혔다. HIMARS는 사거리 최대 80km인 중거리유도다연장로켓을 탑재할 수 있어 러시아군에 일격을 날릴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미국이 HIMARS를 보낸 직후 러시아는 "직접적인 도발과 마찬가지"라며 강력 반발했다.
러시아 정부는 나토 확장을 경계하며 처음으로 '제3차 세계대전'까지 언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토 소속국이 크림반도를 침략하면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전쟁 목표로 크림반도 탈환을 제시했는데,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지원을 받거나 나토에 가입한 후 탈환을 추진하면 방관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핵위협도 다시 꺼내 들었다. 지난 25일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 핵무장을 언급한 지 이틀 만이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보복 조치로 이스칸데르 미사일 등을 국경 문턱에 배치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지난 4월에도 발트해 핵무기 배치를 언급하며 두 국가의 나토 가입 중단을 압박한 바 있다.
나토는 러시아의 군사 위협에 대규모 병력 증강으로 대응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신속대응군 병력을 현재 규모(4만 명)의 7.5배 수준인 30만 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폴란드에 병력을 영구 주둔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전쟁 발발 후 나토의 최전선으로 떠오른 폴란드에 군사를 추가 배치해 동유럽 방어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뜻이다. 다수의 미국 관료들은 미 NBC방송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나토 회담에서 수백 명 규모의 미군을 폴란드에 영구 주둔시키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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