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기능 떨어진 젊은 남성 크게 늘었다…비만·고혈압 등이 주요인

입력
2022.06.27 21:10
구독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간 수치'는 간 기능이 정상인지 여부를 검사하는 혈액검사 수치를 말한다. 간 수치가 정상이라고 간이 건강한 것은 아니지만 간 수치가 높게 나타나면 간세포가 파괴된 것이기에 원인을 밝히고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성인 기준 간 수치 정상 범위는 AST(SGOT)는 0~40 IU/L, ALP는 40~120 IU/L, ALT(SGPT)는 0~40 IU/L, GGT는 11~63IU/L(남성)ㆍ8~35IU/L(여성)이다.

AST는 간세포, 심장세포에 주로 존재하는 효소로 간세포나 근육세포가 손상되면 혈액으로 방출돼 혈중 농도가 증가한다.

ALP는 알칼리성 인산 분해 효소로 간세포 내 담관에 존재하는 효소다. 쓸개즙의 배설장애가 있을 때 빠르게 수치가 올라간다.

ALT는 간세포ㆍ콩팥세포에 주로 존재하는 효소로 AST보다 간세포에 더 많이 존재하므로 간세포가 손상되면 농도가 크게 증가한다.

GGT는 간세포가 손상됐을 때 수치가 올라가는 효소다. 보통 알코올성 간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수치 상승으로 높게 나타나며, 이를 간 손상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한다.

이처럼 간 수치는 간이 손상되면 혈액 속에서 농도가 올라가며, 간 수치가 정상일 때보다 간 질환이나 이와 관련해 사망할 위험이 높아진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송병근 임상강사, 신동현 교수 연구팀은 2003~2019년 병무청 징병 검사에서 축적된 빅데이터 535만5,941명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간 수치 높은 사람이 증가하고 있고, 간 수치 상승 관련 원인도 달라졌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 결과는 대한내과학회 학술지 최근 호에 실렸다.

간 질환은 자각 증상이 없다가 질환이 악화되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는 진행성 간 질환이 되기 전에 간 손상 유발 요인을 찾아 원인을 제거해야 간 질환 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1986년생은 간 수치가 정상 수치(34이하)를 초과한 이들이 13.2% 였으나 2019년에 검사 받은 2000년생은 이 비율이 16.5% 로 증가했다.

간 수치가 높았던 이들은 80.8%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이었고, 고혈압 등 대사 질환도 같이 증가했다. B형 간염 유병율은 1984년 남성이 3.19%였는데 2000년생은 0.18%로 크게 줄었다.

연구팀은 “모든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시행된 결과에서 ‘B형 간염 항원 양성율’이 0.18%로 확인된 것은 ‘전 국민 B형 간염 예방접종 사업’ 등 국가적 B형 간염 관리 정책이 성과를 거뒀다는 것을 뜻한다”며 “젊은이들에게서 B형 간염과 연관된 간 질환 부담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B형 간염 유병율이 크게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간 수치가 상승된 사람이 증가하고 비만ㆍ고혈압 등 대사 질환도 증가한 점은 우려할만한 점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신동현 교수는 “B형 간염 걱정은 덜었지만 간 수치 상승ㆍ비만ㆍ고혈압 등 대사 질환이 젊은 성인에서 증가했다”며 “이런 대사 질환 증가를 공중 보건 정책 측면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앞으로 큰 사회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