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국채 원리금 루블화 상환 허용 대통령령 서명

입력
2022.06.23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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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무명용사 묘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무명용사 묘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외화 표시 국채 원리금 상환을 자국 통화인 루블화로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 등이 소개한 ‘외화 표시 국채 채무 이행 임시 절차에 관한 대통령령’에 따르면, 러시아의 중앙 수탁기관은 투자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외국수탁기관 대표의 참석 없이 이 기관 명의 ‘특별계좌’를 러시아 내 금융기관에 개설하고, 이 계좌로 투자자에게 전달될 원리금을 루블화로 이체하게 된다. 금액은 이체일 당일 러시아 외환시장 환율에 따른 외화 원리금에 상당하는 루블화 액수로 정해진다. 원리금 채무는 특별계좌에 루블화가 입금되는 대로 이행된 것으로 간주한다.

러시아 정부는 앞서 특별계좌에 입금될 루블화를 다시 외화로 환전한 뒤 러시아 금융기관에 개설되는 투자자 측 명의의 외화 계좌로 이체해 찾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거래에서 러시아 중앙 수탁기관으론 외채 결제기관인 국가예탁결제원(NSD)이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러시아가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재무부, 중앙은행 및 주요 은행, 국부펀드와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다만 미국 채권자가 러시아로부터 국채 원리금이나 주식 배당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난달 25일까지 거래를 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뒀으나 이후 이를 더는 연장하지 않았다.

유예기간이 종료되면서 러시아는 미국인 등 외국 투자자에 대한 원리금 상환이 어렵게 됐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러시아의 외채 결제기관인 NSD도 제재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국채 원리금 상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제재 대상이 아닌 러시아 은행을 통한 ‘루블화의 외화 환전 지급 방식’을 이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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