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치 사냥꾼', 우크라 전쟁범죄 조사 나선다

입력
2022.06.22 09:2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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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무부 일라이 로젠바움 전 국장 투입
나치 전범 색출해온 36년차 베테랑 직원
과거 일본 전범 문제에 관심 표명하기도

'나치 사냥꾼'으로 불리는 일라이 로젠바움 미국 법무부 전 국장. 미국 연방주의자협회 홈페이지

'나치 사냥꾼'으로 불리는 일라이 로젠바움 미국 법무부 전 국장. 미국 연방주의자협회 홈페이지


미국이 러시아의 전쟁범죄 가담자들을 사법처리 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및 국제법 집행 단체와 조율하는 임무를 맡은 전담팀을 신설한다. 여기에는 미국 내 ‘나치 사냥꾼’이라고 불리는 36년차 베테랑 법무부 직원도 투입된다. 전시 상황에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은 지구 어디에도 숨어 지낼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의미다.

미국 법무부는 21일(현지시간) 일라이 로젠바움 전 국장이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범죄를 조사하는 조직에 카운슬러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그는 러시아의 전쟁범죄 및 다른 만행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처벌하기 위한 미국 법무부와 연방정부의 노력을 조정하게 된다. 이를 위해 만들어진 ‘전쟁범죄 책임팀’에는 법무부 인권특별기소부(HRSP) 소속 검사 등도 배치된다.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부차 집단학살 의혹 등을 포함해 러시아의 전쟁범죄 혐의 수 천 건이 보고된 상태다.

로젠바움 전 국장은 법무부 특별수사국 국장으로 일하면서 미국에서 신분을 숨기고 살던 나치 전범을 색출해 추방하는 역할을 해 왔다. CNN방송은 “그는 나치 전쟁 범죄와 관련된 사례를 100명 이상 찾아내 이들의 미국 시민권을 박탈하고 추방하는 데 일조했다”며 “이로 인해 ‘나치 전범 사냥꾼’이라는 명성을 얻었다”고 전했다.

로젠바움 전 국장은 2000년 9월 미국 하원 의사당에서 열린 위안부 생존자들에 대한 인권상 시상식장에서 “일본 전범은 진작에 처벌받아야 했으나 그렇지 못했다. 앞으로 기왓장을 들춰내듯 철저히 추적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일본 전범 문제에 대한 관심도 표명하기도 했다.

앞서 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부 장관은 이날 사전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과 전범 색출 및 처벌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은 만행에 책임 있는 사람이 책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전범이) 숨을 곳은 없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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