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마침내 단행했다. 0.75%포인트 금리인상은 1994년 이후 28년 만이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 목표대 상단은 기존 1.00%에서 1.75%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는 가장 공격적 조치”라며 “경제를 냉각시켜 경기침체와 정리해고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자이언트 스텝 배경은 두 가지다. 첫째, 인플레이션이 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일 수 있다는 우려다. 최근 발표된 미국 5월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8.6% 오르며 40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달 금리를 0.5% 올리는 ‘빅스텝’ 단행 때만 해도 ‘인플레 정점론’이 거론됐으나, 기대를 일거에 지우는 강력한 조짐이 나타난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날 0.75%포인트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내비친 배경이기도 하다.
둘째, 미국 경제가 긴축 가속화를 감당할 만하다는 판단이다. 연준은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3월에 내놓은 2.8%보다 1.1%포인트 내린 1.7%로 낮췄다. 하지만 성명에선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는 견고했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따라서 성장 둔화를 감내하며 지속적 금리인상을 통해 전망치가 연간 4.3%에서 5.2%로 치솟은 물가 상승과의 싸움을 택한 셈이다.
우리는 막대한 가계부채 부담과 경기둔화 우려로 미국의 ‘큰 걸음’에 보폭을 맞추기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지나친 격차를 허용하면 인플레는 물론, 가뜩이나 1,300원에 육박하는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이탈 등 금융불안이 증폭될 우려가 크다. 지금 분위기라면 한은이 7월에 금리를 0.5% 올리는 ‘빅스텝’을 감행해도 연내 한미 ‘금리역전’은 불가피해 보인다. 긴축 가속화 쇼크 방지에 한은은 물론, 정부와 정치권도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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