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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퍼펙트 스톰'에 비상한 위기 의식 가져야

입력
2022.06.16 04:30
27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정부, 여당, 대통령실이 15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협의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강조하며 규제 개혁 목소리를 높였다. 민생을 안정시키면서 규제를 풀어 경제성장도 함께 이루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위기에 버금갈 것이라는 ‘퍼펙트 스톰’이 눈앞인데, 고물가·고환율·고유가에 대한 특단의 조치는 보이지 않고 규제 풀고 기업에 맡기면 될 것이라는 인식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 모두 비상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국민의힘은 협의회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준비되지 않은 주52시간제, 이념 논리에 빠진 경제정책과 규제로 민간 활력이 저하됐다”(권성동 원내대표), “실패한 유산을 윤석열 정부가 부채로 물려받았다”(성일종 정책위의장)며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강조했다. 하지만 전 정부를 탓한들, 또 전 정부 정책을 모두 뒤집은들 2008년 글로벌 위기에 버금가는 퍼펙트 스톰을 잡을 수는 없다. 국회를 정상화하지 않고 야당만 탓하는 것도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감 있는 태도가 아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민생 안정과 물가 안정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는 걸맞은 대책을 내놓은 게 없다. 각료들이 입을 모아 주장한 규제 개혁은 한가한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대통령실이 이날 오후 비상경제장관회의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정부는 물가와 환율에 대응할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경제위기로 살얼음판” 등 위기를 언급했었지만 말뿐이었고, 주말마다 나들이하는 해이함을 드러냈다. 또 국민의힘이 요구한 유류세 인하 확대, 기초연금 인상 방안, 저소득 국가유공자 생활조정수당 확대, 한부모가정 양육비 지원 상향 등 취약계층 지원 대책도 실행하기 바란다. 경제위기에 가장 큰 고통을 안게 될 이들을 돌보는 것이 정부의 임무다. 지금은 민간에 맡길 때가 아니라 정부가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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