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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 비판한 러시아 '미녀 검사', 이직...알고 보니 우크라이나 출신

입력
2022.06.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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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인터넷 유명인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
"우크라이나 침공 비판 후 공직서 해임" 보도
본인은 "바로 다른 자리로 이직, 푸틴에게 감사"
2014년 기자회견 영상으로 인기... 애초 친러 인사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는 '우크라이나 출신 미녀 검사'로 알려졌으나 크림공화국을 거쳐 러시아 정부에서 일했다. 유튜브 캡처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는 '우크라이나 출신 미녀 검사'로 알려졌으나 크림공화국을 거쳐 러시아 정부에서 일했다. 유튜브 캡처

우크라이나 검찰 출신으로, 2014년 러시아의 지지를 받아 분리독립한 크림공화국 검찰총장을 맡았던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했다가 러시아 공직에서 해임됐다"는 소식에 인터넷이 들썩였다. 포클론스카야는 한때 인터넷에서 '우크라이나 출신 미녀 검사'로, 특히 동아시아 네티즌 사이에서 인기를 모은 인물이다.

지난 13일 러시아 독립 언론 모스크바타임스는 포클론스카야가 지난 4월 국제 포럼의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대재앙"이라고 비판한 것 때문에 6월 러시아 대외협력 기구 로소트루드니체스트보의 부국장 자리에서 해임됐다고 전했다.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가 14일 텔레그램을 통해 자리를 옮기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텔레그램 캡처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가 14일 텔레그램을 통해 자리를 옮기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텔레그램 캡처

하지만 포클론스카야는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브콘탁테와 채팅 애플리케이션인 텔레그램 채널 등을 통해 이를 사실상 부정했다. 그는 "현재 이고르 크라스노프 러시아 검찰총장의 고문으로 임명됐다"고 전하면서, "SNS 계정 운영 및 모든 공개 활동을 중단하고 러시아 연방 검찰 언론담당을 통해서만 소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원과 신뢰에 감사한다"는 메시지도 남겼다.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포클론스카야는 앞서 한 국제 포럼의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공에 대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고, 집과 도시가 파괴돼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가슴이 아프다"면서 "내 두 조국이 서로를 죽이고 있는데 이것은 내가 원한 것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이런 언행은 로소트루드니체스트보의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국장으로부터 비판받았지만, 결과적으로는 해임이 아닌 이직으로 마무리된 모양새다.

일본에서 인기 높아 일러우호협회장 맡기도

2014년 크림공화국 검찰총장이 된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를 인터넷 유명 인사로 만든 기자회견 영상. 유튜브 캡처

2014년 크림공화국 검찰총장이 된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를 인터넷 유명 인사로 만든 기자회견 영상. 유튜브 캡처

크림반도 출신인 포클론스카야는 2014년 이전까지는 우크라이나 검찰로 일했으나, 우크라이나의 유로마이단(친서방 시위) 이후 공직을 사퇴하고 크림으로 건너가 러시아의 지지로 분리 독립된 크림공화국의 검찰총장을 맡았다.

이때 공개된 기자회견 영상은 젊은 나이(당시 34세)와 외모 때문에 국제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고, 이 때문에 한국에서도 '미녀 검사'로 유명해졌다. 특히 일본에서의 인기가 상당히 높았는데, 네티즌들이 그를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그린 그림이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포클론스카야 본인이 이를 SNS 프로필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러시아 국영 보도채널 러시아투데이(RT)가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재해석된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의 인기를 전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러시아 국영 보도채널 러시아투데이(RT)가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재해석된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의 인기를 전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우크라이나 미녀 검사가 알고 봤더니 우크라이나의 배신자였다"는 일부 네티즌의 반응이 있지만, 포클론스카야는 애초 국제적으로 유명해질 때부터 이미 친(親)러시아 인사였다. 2014년에 이미 서방 국가들은 포클론스카야를 금융 제재 명단에 올려놨다.

러시아는 그의 유명세를 작정하고 활용했다. 크림공화국이 러시아에 합병된 후에도 그는 크림 지역의 수석검사직을 유지했고, 2015년에는 일본-러시아 우호협회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일본에서의 괴이한 인기를 염두에 둔 것이다. 2016년에는 국가 두마(의회)에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소속 의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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