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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세베로도네츠크 함락 임박… 러 “무기 내려놔라” 투항 요구

입력
2022.06.14 23:41
수정
2022.06.14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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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국방부 "투항하면 전쟁 포로 처우 보장할 것"
민간인 대피로 개설 통보… 목적지는 러 점령지
우크라군 고립 위기에도 "굳건히 자리 지킬 것"

13일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 루한스크주 세베로도네츠크의 하늘에 연기가 치솟고 있다. 세베로도네츠크=AFP 연합뉴스

13일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 루한스크주 세베로도네츠크의 하늘에 연기가 치솟고 있다. 세베로도네츠크=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요충지인 루한스크주(州) 세베로도네츠크 대부분을 장악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에 투항을 요구했다. 도시에 남아 있는 민간인 대피를 보장하겠다고도 했다. 승기를 굳혔다는 판단 아래 ‘점령 선언’ 준비에 들어간 모양새다. 목숨 걸고 싸워 온 우크라이나군은 세베로도네츠크를 외부와 이어주는 마지막 교량이 끊어지면서 사실상 고립무원 처지에 놓였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세베로도네츠크에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를 향해 “무장세력에게 ‘무의미한 저항을 중단하고 아조트 화학공장에서 철수하라’는 지시를 내릴 것을 촉구한다”며 “항복할 시 전쟁 포로의 처우에 관한 제네바 협약 준수를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베로도네츠크는 루한스크주에서 러시아군에 점령되지 않은 마지막 주요 도시였다. 이곳을 장악하면 러시아는 루한스크주 전체를 수중에 넣게 된다. 전날 도시 중심부를 차지한 러시아군은 화력을 총동원해 마지막 공세를 퍼붓고 있다. 대대전술단(BTG) 2개도 추가로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조트 화학공장도 집중 포격 대상이다. 이곳에는 우크라이나군 일부와 주민 500여 명이 대피해 있다.

9일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 리시찬스크 하늘에 검은 연기와 먼지가 치솟고 있다. 리시찬스크=AFP 연합뉴스

9일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 리시찬스크 하늘에 검은 연기와 먼지가 치솟고 있다. 리시찬스크=AFP 연합뉴스

러시아는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 개설 방침도 통보했다. 러시아군 총참모부 산하 ‘국가국방관리센터’ 미하일 미진체프 지휘관은 “모스크바 시간 15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루한스크인민공화국(친러시아 반군 점령지) 스바토보로 향하는 북쪽 인도주의 통로를 열 것”이라며 “모든 민간인의 안전한 대피와 임시 체류지로 이동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도시 함락 마지막 단계로서 진군에 걸림돌이 되는 주민들을 도시 밖으로 내보낸 뒤 완전한 통제권을 거머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중순 동남부 요충지 마리우폴을 함락하던 당시에도 똑같은 수순을 밟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아조트 화학공장에 대피한 여성과 어린이, 고령자를 자국 통제 아래 있는 이웃 도시 리시찬스크로 보내줄 것을 러시아군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지 방향 대피로 개설에 합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군은 더욱 궁지에 몰렸다. 강을 사이에 두고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를 연결하는 교량 3개 중 마지막 하나 남은 교량마저 러시아군 폭격으로 파괴돼, 우크라이나군이 리시찬스크로 빠져나올 수 있는 퇴각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무기 보급도 어려워졌다.

다만 올렉산드르 스트리우크 세베로도네츠크 시장은 “도시와 연결하는 방법은 상당히 어렵지만 아직은 존재한다”며 “전투가 잠잠해질 때마다 민간인을 대피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러시아군이 도시를 공격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서 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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