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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통로 막힌 우크라, 육로로 곡물 수출하지만… 병목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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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인접국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통해 곡물 수송 통로를 마련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러시아의 흑해 항만 봉쇄로 해상 수출길이 막히면서 나온 궁여지책이다. 그러나 이웃국가와의 선로 궤간 차이 등 물리적 이유로 속도가 더딘 탓에 일선 물류 현장에서는 병목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드미트로 세닉 우크라이나 외교차관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육상통로를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곡물 수출국이다. 현재 흑해 항구 인근에 곡물 3,000만 톤이 쌓여있지만, 러시아군이 바닷길을 막으면서 수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현지 당국은 대신 도로나 강, 철도 등을 통한 수송로를 모색하며 돌파구 마련에 부심해왔다.
세닉 차관은 두 통로를 통해 곡물이 얼마나 수출됐고, 앞으로 얼마나 수송될 수 있는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이어 세 번째 수출 육상통로를 마련하기 위해 발트 3국(에스토니아ㆍ라트비아ㆍ리투아니아)와도 상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육로 수출이 쉽지만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세닉 차관은 “이 루트는 병목현상 때문에 완벽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는 철도를 통해 폴란드로 수출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표준을 따르는 우크라이나는 철도 궤도 넓이가 약 1.5m로 유럽 표준을 따르는 폴란드보다 10㎝ 더 넓다. 우크라이나 화물 열차가 폴란드 지역으로 넘어가려면 차량을 기중기로 들어 올려 일일이 열차 바퀴 폭을 조정하거나, 우크라이나 화물 열차에 실린 곡물을 내렸다가 폴란드 화물 열차에 옮겨 담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열차 한 량당 최대 30분의 시간이 소요되면서 물류 작업이 수 시간 지체된다는 얘기다.
루마니아로 통하는 경로는 먼저 철도를 경유해 다뉴브강 항구로 갔다가 다시 바지선에 화물을 싣고 콘스탄차 항구로 향하는 과정이라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일단 곡물 수출 ‘우회로’는 찾았지만, 당장 직면한 세계 식량 위기가 해결되긴 어렵다는 의미다.
흑해 봉쇄 해제를 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는 만큼, 다사다난한 육로 수송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러시아는 식량 위기의 책임을 우크라이나군이 흑해에 설치한 기뢰와 자국에 적용된 서방 제재 탓으로 돌린다. 곡물 수출 재개를 위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흑해 봉쇄를 해제하라고 요구하고, 러시아는 기뢰 제거와 서방 제재 해제를 선결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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