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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러 美 대사 "대사관 폐쇄는 큰 실수… 관계는 유지해야"

입력
2022.06.07 17:49
수정
2022.06.0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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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설리번 주러 미국 대사, 인터뷰서 '외교 지속' 강조
"무슨 일이 있어도 유엔 안보리 등에서 대화 계속해야"

존 설리번 주러시아 미국 대사가 지난달 25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에서 설리번 대사는 "우리(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관계가 끊겨서는 안 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존 설리번 주러시아 미국 대사가 지난달 25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에서 설리번 대사는 "우리(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관계가 끊겨서는 안 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러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고위 외교관이 양국 외교관계까지 단절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미국의 러시아 외교관 추방과 주요 인사 입국금지, 러시아의 주러 미국 대사관 폐쇄 등으로 핵군축 협상 등 필수적 대화까지 끊겨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중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존 설리번 대사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러 관계는 결코 완전히 단절될 수 없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조지타운대학교 졸업 연설에서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우린 절대 다시 만나지 않을 것(We Are Never Ever Getting Back Together)'이라는 노래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불러주고 싶다고 한 농담을 겨냥한 발언이다. 러시아 기자가 ‘블링컨 장관의 비유가 대사관 폐쇄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엔 “그렇게 하면 큰 실수겠지만,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답했다.

설리번 대사는 양국 관계가 아무리 악화하더라도 외교관계 단절만은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양국이 외교 관계를 끊고 대화를 그만둘 수는 없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화해야 하며, 대사관을 유지해야 한다. 이게 최소 조건"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러 양국은 상대 국가의 주요 인사를 입국 금지하고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제재와 보복을 반복하며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했다. 이날도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의 대러 제재 강화에 대한 보복으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등 미국 정·재계 인사 61명에 대해 입국을 금지했다. 설리번 대사의 발언은 외교관계까지 단절될 경우 양국 관계는 물론 진행 중인 전쟁, 세계 식량 대란 등 직면한 어려움이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실제 설리번 대사는 현재 미러 간 핵군축 논의가 중단된 점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5년 연장을 합의한 핵군축 협정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의 기한이 2026년 종료 예정이란 점을 언급하며 추가 연장 여부에 대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2월 24일 이후 아무런 대화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럽과 세계 안보의 구조적 변화를 감안하면 이 주제(핵무기)에 대한 협상과 토론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현 상황에선 (협상이) 힘들 것 같다는 대사의 발언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설리번 대사가 양국 대화의 물꼬를 트는 메신저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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