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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값에 러시아산 원유 사들이는 인도·중국, 대러 제재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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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과 미국을 필두로 한 러시아산 에너지 수출 제재에 인도와 중국이 ‘구멍’이 되고 있다. 이들 나라가 수요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은 러시아산 원유를 싼값에 대량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인도가 최근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점차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3월 43만 톤이었던 수입량은 4월 101만 톤, 5월 336만 톤으로 급증했다. 5월 수입량은 지난해 월평균 수입량(38만2,500톤)의 9배에 달한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4월 중국의 러시아 원유 수입량은 17만5,000배럴로 지난해 월평균 수입량보다 약 11% 증가했다.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조치가 풀리면 수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이들 국가에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는 싼값에 원유를 수입할 기회가 되고 있다. 5월 기준 러시아 우랄유 가격은 국제유가 지표인 브렌트유에 비해 배럴당 약 34.5달러 낮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제업자들은 비공개 거래를 통해 러시아 원유를 시장가보다도 저렴하게 구매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으로의 원유 수출 증가에 힘입어 러시아는 원유 생산량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4월 1,005만 배럴로 떨어졌던 일일 원유 생산량은 지난달 1,019만 배럴로 상승했다. 여름을 앞두고 자국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호재다. 이에 따라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로스네프트는 제재 영향으로 운영을 중단했던 일부 유정의 시추를 재개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인도와 중국 등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그 효과가 반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원유 생산량의 42%를 수입했다면, 중국은 단일 국가 최대인 14%를 수입했다. 이런 중국과 세계 3위 원유 수입국 인도가 함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지속할 경우 서방의 제재는 러시아가 '버틸 만한 수준’으로 격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르베르트 뤼커 줄리어스베어 자산관리사 경제조사부장은 "서방이 아시아 바이어들에게 외교적 압력을 가하지 않으면, 러시아의 (원유) 수출량이 크게 변할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서방의 제재 강화가 러시아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은 분명하다. 러시아 경제부는 올해 러시아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9%, 가스 생산량은 5.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 정치분석센터 알폴리티크의 타티나 스나노바야 대표는 “크렘린은 몰아치는 제재에도 러시아 경제가 무너지지 않자 낙관하고 있지만, 2~3년 뒤까지 (러시아) 에너지·제조 분야가 어떻게 살아남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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