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마리우폴서 철강 반출 시도”

입력
2022.05.30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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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마리우폴 항구에 28일 러시아 선박 입항
항구 관계자 "철강 2,700톤 싣고 러시아로 출항"

지난 3일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위치한 아조우스탈 제철소가 러시아군 공격을 받아 화염에 휩싸였다. 마리우폴=AP 연합뉴스\

지난 3일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위치한 아조우스탈 제철소가 러시아군 공격을 받아 화염에 휩싸였다. 마리우폴=AP 연합뉴스\

러시아가 최근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철강 제품을 자국으로 반출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마리우폴에는 유럽 최대 규모인 아조우스탈 제철소가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전날 마리우폴 항구에 러시아 선박 한 척이 처음으로 입항했다. 마리우폴 항구 관계자는 이 배가 철강 제품 2,700톤을 싣고 약 160㎞ 떨어진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주(州) 항구도시 로스토프온돈으로 30일에 출발할 예정이라고 러시아 타스통신에 말했다.

철강 제품이 어디에서 생산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마리우폴에 본사를 둔 우크라이나 최대 철강기업 메틴베스트 제품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지난 27일 메틴베스트는 러시아가 마리우폴에 남겨진 일부 선박을 이용해 자사 야금 제품을 훔쳐 가져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성명을 냈다.

류드밀라 데니소바 우크라이나 의회 인원담당관은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일시 점령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재산을 약탈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곡물을 훔친 데 이어 마리우폴에서 철강 제품을 가져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전 마리우폴 항구에는 1억7,000만 달러(약 2,136억 원)에 상당하는 금속과 주철 20만 톤이 보관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를 러시아 본토와 연결하는 요충지로, 개전 초기부터 석 달 가까이 러시아군에 포위돼 집중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군에 밀린 우크라이나군은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하 방공에서 끝까지 항전했으나 지난 21일 전투 임무를 종료하기로 결정했고, 마리우폴은 결국 러시아 손에 넘어갔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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