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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묘지 된 마리우폴…러군, 동부 돈바스 맹폭 초읽기

입력
2022.05.25 18:28
수정
2022.05.2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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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 아파트 잔해서 시신 200구 발견돼"
돈바스 전선 공세 강화…민간인 14명 사망
세베로도네츠크 3면 포위…"민간인 대피 너무 늦었다"
"각 군대 규모와 장비 수준이 승패 판가름할 것"

23일 러시아군에 점령된 마리우폴의 한 아파트 건물 앞에 폭탄 잔해들이 남아 있는 모습. 24일 페트로 안드류셴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무너진 아파트 잔해에서 부패된 시신 200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마리우폴=타스 연합뉴스

23일 러시아군에 점령된 마리우폴의 한 아파트 건물 앞에 폭탄 잔해들이 남아 있는 모습. 24일 페트로 안드류셴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무너진 아파트 잔해에서 부패된 시신 200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마리우폴=타스 연합뉴스

82일간의 항전 끝에 러시아로 넘어간 우크라이나 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이 거대한 공동묘지가 됐다. 무너진 아파트 지하에선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고, 임시 안치소에는 묻지 못한 시신으로 산을 이뤘다. 동부 돈바스 지역에선 러시아군이 완전 점령을 목표로 공세를 강화해 추가 민간인 피해가 우려된다.

24일(현지시간) 페트로 안드류셴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마리우폴의 한 아파트 잔해를 정리하던 중 시신 200구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는 임시 안치소마다 시신이 쌓여 있다며 "도시 전체가 거대한 공동묘지"가 됐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들은 민간인 사망자 수를 당초 2만 명에서 2만2,000명 이상으로 상향 추정했다. 도시 내에선 아직 전화선이 복구되지 않은 데다 러시아군이 이동을 통제해 주민들은 외부와의 접촉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24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州) 솔레다르의 주택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완전히 무너져 내린 모습. 솔레다르=AP 연합뉴스

24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州) 솔레다르의 주택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완전히 무너져 내린 모습. 솔레다르=AP 연합뉴스

동부 전선에선 러시아군의 공세 강화로 연일 치열한 교전이 이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돈바스 일대에 폭격기, 다연장 로켓포, 탱크, 박격포 등을 동원한 집중 공격을 퍼붓고 있다. 이날 공격으로 민간인 최소 14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당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돈바스 공격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영토에서 이뤄진 최대 규모 공격"이라고 분노했다.

그간 참호 등 방어진지를 구축해 러시아군의 공격을 잘 막아온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강해진 공격에 밀리기 시작했다. 현재 러시아군은 시베르스키도네츠크 강 인근의 우크라이나군 주요 보급로 근처 1.6km까지 진군한 상태다.

특히 루한스크주에 위치한 2개 도시,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가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돈바스 점령의 핵심 관문으로 알려진 세베로도네츠크는 3면을 포위한 러시아군 공격으로 고립됐다.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이 지역을 빼앗기면 루한스크 전체가 러시아에 넘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르히 가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도시에 남은) 수천 명의 민간인을 대피시키기엔 너무 늦어버렸다"며 "(세베로도네츠크의) 모든 방향에서 총공격이 벌어져 상황이 매우 안 좋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루한스크와 도네츠크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스비틀로다르스크에서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바스 지역을 중심으로 전쟁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현재 세베로도네츠크에서의 전투 양상을 보면 여름까지도 전투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각 군대의 규모와 장비 수준이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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